'1박2일' 텅 빈 서울에서 찾은 추억과 감동

posted Feb 1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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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지난 9일 방송한 '1박2일'은 설을 맞아 모두 고향으로 떠나고 텅 빈 서울에서 진행됐다.

서울역에서 오프닝 장면을 찍는데도 사람들은 역 안으로 발길을 옮기기에 바빴고, 가장 오래된 사무실을 찾아 연지동으로 향하며 지하철을 탄 김주혁을 알아보는 시민도, 가장 오래된 다리인 중랑천 살곶이 다리에서 차태현과 퀴즈를 풀 시민도 없었다.

 

'무식'을 대표하는 김종민과 김준호가 정동을 찾아 구한말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고 을사늑약이 왜 조약이 아닌 늑약인지를 외우는 장면은 웃음과 배움을 동시에 주는 유익한 장면이기도 했다.

출연진과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하고 눈물까지 흘리게 한 건 그다음.

대표적인 서울 명소인 남산과 창경궁, 명동성당에서 환희와 열정, 고독을 주제로 한 사진을 찍어오라는 미션에 출연자들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바닥에 떨어진 붕어빵을 주워 먹기까지 했다.

 

심사를 하겠다며 모인 KBS 편집실에서 제작진은 출연진의 부모가 젊었을 적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그리고 출연진의 사진과 합성해 선물했다.

김주혁은 자신이 섰던 명동성당 마당에서 데이트하는 젊은 부모를 만났고 차태현은 남산 팔각정에 신혼여행을 간 부모와 같은 자리에 섰다. 김종민도 어렸을 적 돌아가신 아버지와 창경궁에서 나란히 섰다.

 

'국민 예능'으로 불리던 '1박2일'의 부진 끝에 시즌 3를 새로 맡은 유호진 PD는 방송 초반 기존의 복불복을 비롯한 미션을 더 독하고 단호하게 진행하며 새 출연진들과 기 싸움을 벌였다.

 

그런 출연진들이 무방비상태에서 눈물을 쏟게 한 서울편이야말로 '유호진 표 1박2일'의 시작이라는 평가다. 이날 방송은 뜨거운 호평 속에 시청률 14.5%로 일요일 저녁 6개 예능 프로그램 중 러닝맨(14.9%)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유 PD는 이날 기획에 대해 "설 당일과 촬영일이 겹쳤고 명절에 고속도로 사정이 안 좋아 움직이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상황이 먼저였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은 누구나 아는 곳이고 각자의 취향이 다르니 설악산의 대청봉처럼 여기가 좋다고 말할 수 없다"며 "텅 비어 있는 서울을 평소와 다른 의미로 접근해보자고 했고 서울을 광역으로 다루는 대신 시간 축을 생각해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획이 앞으로 중심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유 PD는 "예능은 재미있으면 그만이고 현실적인 조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구현해 내는 것"이라며 "다만 감수성이 좋은 사람들이 모인 팀의 성격상 따뜻함이나 인간적인 부분들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mih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12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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