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배구聯 무관심에 당황한 배구聯, 대책 마련 부심

posted Feb 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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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은 FIVB가
결정은 FIVB가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7일 오후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연경 선수 해외진출 기자회견에서 김연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FIVB의 결정에 따라 김연경의 임대 이적 또는 완적 이적 여부가 결론난다. 2012.9.7 seephoto@yna.co.kr
 

조정력 상실로 김연경 사태 장기화 부채질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마침내 자유를 얻은 김연경(26)은 만면에 미소를 띤 반면 그의 보유권을 주장해온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흥국생명을 회원사로 거느린 한국배구연맹(KOVO)은 국제배구연맹(FIVB)의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울러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사실상 협상력 한 번 발휘하지 못한 대한배구협회는 배구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국내 프로리그를 관장하는 배구연맹은 세계 배구계를 쥐락펴락하는 FIVB의 무관심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FIVB 항소위원회는 김연경이 현재 계약해 뛰는 구단이 터키 페네르바체라며 흥국생명의 보유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FIVB가 해당 국가의 '로컬룰'을 깡그리 무시한 것과 같다.

 

배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7일 "김연경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언제 또 등장할지 모를 일이나 이번 결정으로 선수가 자국 프로리그 규정을 위반하고도 해외로 나갈 길이 열렸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를 세계 4강으로 이끈 김연경은 이미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취득했다며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국내에서 4년을 뛰었으나 FA 자격 취득에 필요한 6년을 채우지 못했다며 여전히 자사 소속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연경은 배구연맹의 FA 규정은 지키지 못했으나 '세계로 뻗어나갈 선수'라는 점을 내세워 여론을 등에 업고 해외 자유 이적을 추진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해외 진출을 보장하겠다면서도 한국 프로리그의 FA 규정을 앞세워 김연경의 보유 구단이라는 명분만큼은 양보하지 않으려 했다.

 

양측의 주장이 확연히 갈린 상태에서 FIVB가 '선수와 구단 간의 현재 계약 관계'라는 이유를 들어 김연경의 손을 들어주면서 국내 프로리그의 FA 규정은 무의미해졌다.

 

2012년 6월 30일로 흥국생명과의 계약을 끝낸 김연경은 이후 터키에 진출했다.

사태가 불거진 초반부터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FIVB는 뚜렷한 원칙도 없이 세계 축구계에서 이처럼 선수 이적이 이뤄진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김연경 문제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FIVB는 애초 자국 프로리그의 로컬룰을 존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김연경 사태가 장기화하자 방관자로 돌아섰다.

 

배구연맹 측은 "세계 배구계를 관장하는 FIVB의 결정이어서 어쩔 수 없다"면서 "프로 구단과 협의해 국내 선수들의 FA 취득 기한 축소 문제 등을 새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FIVB의 무원칙과 더불어 배구협회의 어정쩡한 태도도 사태 장기화를 부채질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배구협회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한 국가의 배구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FIVB가 인정하는 해당 국가의 유일한 대화 대상이다.

 

임태희 배구협회장 등 협회 수뇌부는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김연경 사태가 발생했을 때 1년짜리 임시 국제 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해 김연경이 터키에서 계속 선수로 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후에도 흥국생명과 김연경의 갈등은 더 커졌지만 배구협회는 적극 중재에 나서지 않아 결국 파국으로 치닫도록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 배구인은 "한 나라의 배구를 대표하는 상위 단체로서 배구협회가 배구연맹, 흥국생명 등과 긴밀히 협의해 이번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했으나 흥국생명과 김연경 양측의 해결만 바란 나머지 FIVB와의 협상에서 큰 힘을 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cany990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07 14:1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