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002년 행운의 金 브래드버리 '인생은 새옹지마'

posted Feb 07,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넘어진 매튜 투르코(왼쪽)와 안현수.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역대 동계올림픽을 통틀어 최고의 '행운의 사나이'로 꼽히는 선수는 호주의 쇼트트랙 선수 스티븐 브래드버리(41)라는데 이견이 없다.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당시 브래드버리는 결승에서 엄청난 행운이 따랐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까지 선두 그룹에 반 바퀴 가까이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앞서 달리던 안현수, 리자쥔(중국),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매튜 투르코(캐나다)가 한데 엉키면서 넘어지는 바람에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예선에서도 마지막 바퀴까지 최하위였다가 앞선 선수들이 자리싸움을 하는 틈을 타 역전에 성공해 준준결승에 올랐다.

 

준준결승에서도 3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이 좌절된 듯했지만 2위 선수가 레이스 도중 다른 선수를 밀었다는 이유로 실격하는 행운이 따랐다.

 

준결승도 마찬가지였다. 줄곧 꼴찌로 달리다가 김동성, 리자쥔 등 앞선 선수들이 또 한꺼번에 뒤엉켜 넘어진 덕에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네 번의 레이스에서 모두 엄청난 행운이 따른 그였지만 올림픽 금메달까지 가는 길은 절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호주 채널 텐의 쇼트트랙 해설위원 자격으로 소치를 찾은 브래드버리는 호주 폭스스포츠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물론 쉽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지만 그때를 위해 나는 하루 5시간씩, 1주일에 6일을, 12년간 쉬지 않고 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출전한 올림픽에서는 불운도 겪어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브래드버리는 "1994년 올림픽에서는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1회전에서 탈락했고 1998년 대회에도 세계 랭킹 5위 자격으로 출전했으나 대회 이틀을 앞두고 식중독에 걸리는 바람에 결국 17위에 머물러야 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정작 금메달을 따낸 2002년 대회를 앞두고는 세계 랭킹이 19위까지 밀렸고 개막 한 달 전에는 훈련장에 타고 다닐 차를 수리할 돈이 없어 아버지에게 1천 달러(약 100만원)를 빌려야 하는 신세였다.

 

브래드버리는 "올림픽 금메달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을 것 같은가"라는 물음을 던지고는 "그 뒤로 아버지께 돈을 빌리는 일은 없었다는 정도로만 답하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이 기고문을 통해 "많은 선수가 긴장감 속에 이번 대회 개막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긴장감을 에너지로 승화시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후배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email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07 17:0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