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입은 韓 전통가락, 美시카고 주류사회 첫선

posted Feb 0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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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직경 11m 티파니 스테인드글라스 돔이 설치된 미국 시카고 명소 '시카고문화센터'(Chicago Cultural Center) 3층 프레스턴 브래들리 홀 입구. 2014. 1.28 chicagorho@yna.co.kr
 

1년반 노력 결실 '선데이 살롱 콘서트' 무대서 호평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의 명소 '시카고문화센터'(Chicago Cultural Center)에 구성진 바이올린 선율을 탄 한국민요 '옹헤야' 가락이 울려퍼지자 관중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고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시카고 시는 매주 일요일 오후,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을 위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시카고문화센터에서 다양한 클래식 콘서트를 개최한다.

 

30여년 째 계속되는 이 '선데이 살롱 콘서트'에서 26일(현지시간) 한국 전통 가락과 정서가 담긴 클래식 곡들이 첫선을 보여 호평을 받았다.

 

혹한의 날씨에도 콘서트에는 시카고 시민과 관광객 100여 명이 모였고 FM 라디오 채널 WFMT의 베테랑 프로듀서 제스 맥쿼터스 등이 참석해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해설과 진행은 유명 클래식 앙상블 '링컨 트리오'(Lincoln Trio)의 첼리스트 데이비드 컨리프가 맡았다.

 

 

시카고 문화센터 초청 공연을 마친 루시 박 세종문화회 사무총장과(맨왼쪽)과 연주자들 2014.1.28 chicagorho@yna.co.kr
 

연주곡들은 '두껍아 두껍아', '몽금포 타령', '옹헤야', '새타령' 등 우리 민요를 현대 클래식에 접목시킨 창작곡들과 귀에 익숙한 클래식 곡들이었다.

 

우리 전통 가락과 정서가 담긴 창작곡들은 일리노이주 한인 비영리 문화단체 '세종문화회'가 작곡 경연대회를 통해 발굴했으며 이번 콘서트는 세종문화회가 거둔 또하나의 결실이다.

 

루시 박(박종희·63·일리노이대 의대 교수) 사무총장은 행사에 앞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데이 살롱 콘서트 참여를 위해 1년 반에 걸쳐 시카고 시 문화 담당자들에게 음악을 보내고 정보를 소개하고 관련행사에 초청해 이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한국 전통문화를 미국 주류 기성 문화의 구성 인자로 뿌리내리겠다"는 목표로 설립된 세종문화회는 2004년부터 음악경연대회, 작곡 경연대회, 시조 및 한국문학작품 독후감 대회를 등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링컨 트리오'와 세종 음악경연대회 수상자 3명이 연주자로 나섰다.

 

 

미국 시카고 시가 주관하는 '선데이 살롱 콘서트'에 우리 전통 가락과 정서를 테마로 한 클래식 곡들이 첫선을 보여 호평을 얻었다. 2014.1.28 chicagorho@yna.co.kr
 

'두껍아 두껍아'를 테마로 작곡된 '두꺼비'(Toad)를 연주한 한인 2세 제니퍼 차(17·바이올린)는 "어릴적 모래놀이를 하면서 이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있다. 이 곡을 연주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안정감이 느껴진다"며 "한국문화와 서양문화가 잘 어우러진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이 오브 옹헤야'(Joy of Ong-He-Ya)를 연주한 갈리아 캐스트너(16·바이올린)는 "'옹헤야'는 힘이 넘치고 흥이 나는 곡"이라며 "한국 전통 가락은 (서양음악과는) 다른 연주 테크닉이 필요하다. 이 음악이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을까 생각하다 보면 한국 문화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조이 오브 옹헤야'를 작곡한 시카고 휘튼칼리지 음대 김미숙 교수는 "한국 민요는 가사는 슬픈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리듬은 대부분 신나고 흥겨운 것이 특징"이라면서 "창작전 곡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통해 곡의 기원을 잘 살리고 주요 테마를 바꾸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콘서트에서 '옹헤야' 연주되자 장단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을 보였던 탐 힐러(58)는 "5음계로 이루어진 한국 전통 음악은 서양음악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독특한 정서가 있다"며 "대회 수상자들의 연주라 해서 수준높은 콘서트일 것을 예상은 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고 극찬했다.

 

한편 시카고 문화센터에서 콘서트 자원 봉사자로 일하는 테리 포닉(73)은 "날씨가 좋았으면 더 많은 인원이 모였을텐데 추위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좋은 콘서트 기회를 누리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다"면서 "다른 문화에서 온 다양한 음악을 듣는 것은 매우 큰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chicagorh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28 00: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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