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지마 정신줄' 애니는 우리의 꿈이자 시작"

posted Jan 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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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훈·나승훈 작가 인터뷰

 

웹툰이 애니로…KBS 2TV 방송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조회수 8억 건의 인기 웹툰이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났다.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인 웹툰 '놓지마 정신줄'(이하 놓정)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 지난 주말 KBS 2TV에서 처음 전파를 탄 것.

 

애니 '놓정'의 원작자인 신태훈(글), 나승훈(그림) 작가를 최근 서울 금천구 가산동 그들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책과 만화 원고, 캐릭터 상품이 가득한 작업실이 그들이 얼마나 '정신없이' 작업중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애니화는 그동안 가져온 꿈이에요. 꿈이 실현돼 개인적으로 의미가 큽니다. 애니화로 당장 대단한 무엇인가 이뤄지리라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이 기쁩니다."(나승훈)

 

전체 26부작(78개 에피소드)인 애니메이션 '놓정'은 괴짜 공대생인 '정신'과 그의 동생인 열혈 아이돌 팬 여고생 '주리', 강렬한 카리스마의 엄마와 소녀 감성의 아빠로 이뤄진 가족이 펼치는 소동극이다.

 

제목과 반대로 정신없이 빠르게 펼쳐지는 이야기가 특징이다. 지난 25일 오전 처음 전파를 탔는데, 방송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관심을 입증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어른이 보기에도 재밌다'는 글이 잇따라 올랐다.

 

"애니는 '슬랩스틱 생활 코미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작사에는 최대한 어수선하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했죠.(웃음) 그렇게 만들어도 감각있는 어린 친구들은 스스로 내용을 다 짜맞추거든요."(신태훈)

 

원작자가 생각하는 애니 '놓정'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나 작가는 "제작사가 3D 그래픽도 많이 쓰고 정말 공을 들였다. 원작에는 배경도 없는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금 방영되는 많은 애니의 대상 연령대가 유아로 집중됐습니다. 제작사에서 7~9세용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을 때도 저희는 원작처럼 청소년 연령대 전반을 커버해야 한다고 했죠. 언젠가 '나이있는 사람도 볼만한 애니가 나오는구나'라는 찬사를 들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내심 기대하는 부분이 있어요."(신태훈)

 

웹툰 '놓정'은 2009년 8월 시작된 이래 최근 439화까지 연재됐다. 캐릭터의 머리끝과 하늘을 잇는 실제 줄로 '정신줄'이라는 한국적인 표현을 시각화한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가 이성을 잃으면 그 줄이 머리에서 떨어진다.

 

"웹툰을 돈을 바라보고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나 작가와 제가 의의를 둔 점은 우리 힘으로 남들의 손을 빌리지 않고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이었죠. 당시를 되돌아보면 우리 것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참 강했습니다."(신태훈)

 

스스로를 웹툰 '1.5세대'라고 칭하는 그들이 '놓정'을 연재한 지 4년이 넘게 지났다. 그동안 웹툰 작가들에 대한 세상의 인식도 많이 변했다. 일부 작가는 아이돌처럼 팬덤을 보유하고, 단행본이나 캐릭터 상품도 불티나게 팔린다.

 

"(위상이) 변하긴 변했습니다. 단적으로 어린 친구들이 장래 희망으로 웹툰 작가를 꼽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준비를 해야합니다. 올해가 한국 웹툰 글로벌화의 원년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신태훈)

 

신 작가는 이어 "우리같은 사람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변한 점이 아닐까(웃음)"라며 "자유롭게 만화가로 데뷔할 수 있는 장이 열린 것 같다. 웹툰이 한국 콘텐츠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팬들에게 각오와 당부를 전해달라 요청하니 나 작가는 수줍은 표정으로, 하지만 장난스럽게 답한다. 그러자 신 작가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수습한다. 인터뷰의 '줄'을 놓았다가 당기는 둘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는 당부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은 수습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웃음) 웹툰도 애니도 둘 다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재밌게 봐주세요."(나승훈)

 

"세계의 많은 독자에게 우리의 애니를 선보이겠다는 궁극적인 꿈을 향한 첫 단추를 끼웠습니다. 기대가 어마어마해요. 가슴도 두근두근합니다. 6개월간 방영이 끝났을 때 2기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면 좋겠습니다."(신태훈)

hapyry@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28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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