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한인 거상 카이사 그룹 하경서 회장>

posted Jan 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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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그룹은 지난해 미성년 미혼모 직업교육 과정인 가로보(GARROBO) 프로그램을 통해 만든 임부복을 엘살바도르 정부에 기증했다. 사진은 기증식에서 하경서 회장과 영부인인 반다 피나토 여사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꾸준한 사회봉사가 미지의 나라 개척한 비결"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온 것이 미지의 나라를 개척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엘살바도르에서 직원 수 5천400여 명에 연간 2억4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카이사(CAISA) 그룹의 하경서(52) 회장은 27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카이사 그룹은 미성년 미혼모에게 직업 교육과 장학금을 제공하는 가로보(GARROBO)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현지의 16개 고아원을 후원하고 있다. 또 현지인 직원을 위한 유아원과 교회, 병원, 유기농 농장을 세워 직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10살 때 미국으로 이주해 30대 초반까지 미국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했던 하 회장은 1992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로 미국에서의 봉제업이 큰 위기를 맞게 되자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할까 고민하다 90년대 중반 저렴한 인건비와 면세 혜택에 이끌려 엘살바도르로 사업을 옮겼다.

 

그는 "안전한 LA에서 사업하다가 내전이 끝난 지 2년밖에 안된 엘살바도르로 이주하게 되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인허가 등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는 어려움뿐 아니라 현지 직원들과 문화·정서 차이로 인한 갈등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가 엘살바도르에서 봉제업을 넘어 패키징 사업, 요트 마리나 사업까지 영역을 넓힌 데는 약속한 것은 꼭 지킨다는 신뢰를 쌓고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현지인과의 접촉면을 늘린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하 회장은 세계 무대를 꿈꾸는 한국의 청년들에게 "똑바른 한 길로 꾸준히 걸어가라"고 조언했다. 진출하려는 나라의 현지 특성과 시장 상황에 꾸준한 관심을 두고 연구와 체험을 거듭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

 

그는 "중남미 지역은 본인이 노력하기에 따라 아직 많은 기회가 있는 곳"이라며 "새로운 환경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차별과 도전을 극복하려면 자존심을 버리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부터 2년간 엘살바도르 한인회장을 맡았던 그는 올해부터 한인회장을 연임하게 됐다. 지난해 세워진 중미·카리브해 한인회 총연합회 초대 회장도 맡았다.

 

엘살바도르에 거주하는 한인은 약 350명. 대부분 봉제업 등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지난 대선 때 재외국민 투표에 95%가 참여하는 등 높은 응집력을 보였다.

 

하 회장은 "중미국가 한인들은 모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는 못하다"면서도 "중미·카리브해 한인회 총연합회를 통해 한인 권익보호 활동은 물론 앞으로 추진될 한국과 중미국가 간 자유무역협정 체결 협상 등 경제 교류에서도 민간외교관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정부에 청소년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강화해 더 많은 청소년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chomj@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27 11:1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