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선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만에 처음 무너져
외국인투자자 매도 공세 강화…1,300억원 순매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금융위기와 미국 양적완화 추가 축소 우려가 확산되면서 코스피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며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아르헨티나가 13년만에 다시 금융위기로 빠져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고 외화보유액이 7년 만의 최저치인 293억 달러까지 감소하면서 중앙은행은 사실상 환율 방어를 포기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아르헨티나의 위기가 터키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신흥국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는데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흥국발 불안이 국내 증시에도 당분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하고 그러나 국내 증시 펀더멘털이 튼튼해 추가 하락은 저지될 것으로 봤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65포인트(1.79%) 하락한 1,905.91로 장을 시작해 곧바로 장중 1,900선이 무너지면서 1,899.76까지 내려갔다.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8월28일(1,884.52) 이후 5개월만에 처음이다. 코스피는 오전 10시 현재 29.77포인트(1.53%) 내린 1,910.79를 나타냈다.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 우려로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한 것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는 지난 주말 미국 달러화 대비 16% 폭락했고 터키(리라화)와 러시아(루블화), 남아프리카공화국(란드화) 가치도 하락세다.
신흥국 통화 가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축소 방침을 밝힌 이후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지난주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급락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르헨티나가 고환율 정책을 포기한 상황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의 경기 상황마저 좋지 않자 페소화 가치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에 대한 경계감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회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전월에 이어 또다시 100억 달러 더 축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외 환경 불안에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천30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8억원, 1천119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비차익 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여 전체적으로 657억원의 순매도가 이뤄졌다.
업종별로는 화학이 2.53% 내려 하락 폭이 가장 컸고 서비스업(-2.23%), 보험(-2.21%), 건설업(-2.00%)도 약세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가 1.30% 내린 것을 비롯해 현대차[005380] 1.54%, 현대모비스[012330] 1.54%, POSCO[005490] 1.81%, SK하이닉스[000660] 1.67% 각각 내렸다. 시총 상위 10위권 중 기아차[000270](0.76%)가 유일하게 올랐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9.01포인트(1.73%) 내려 511.30을 보였다.
코넥스시장에서는 2개 종목에 대해 8천200만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27 10:4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