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센코(32·러시아)가 출전 포기 선언을 뒤집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무대에 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러시아 체육부와 피겨스케이팅연맹 대표자가 23일(이하 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소치올림픽에 출전할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를 확정한다고 체육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이어 올림픽 개막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피겨스케이팅의 올림픽 챔피언 플루센코가 남자 싱글 종목에서 러시아를 위해 뛸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전했다.
플루센코는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2002년(미국 솔트레이크시티)과 2010년(캐나다 밴쿠버)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러시아의 간판선수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올림픽 예선을 겸해 치른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머문 뒤 "소치에서는 남자 싱글 출전권을 후배에게 넘기고 신설된 단체전에만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시 플루센코는 허리 부상에서 아직 완쾌하지 못해 프로그램을 완전히 소화할 몸 상태가 아니라고 이유를 댔다.
그러나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플루센코를 제치고 예상 밖의 우승을 차지한 막심 코프툰(19)이 최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머무는 등 부진하자 다시 러시아의 시선은 플루센코에게 향하고 있다.
게다가 소치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는 피겨 단체전에 출전하려면 개인 경기에도 뛰어야만 하는데 러시아가 남자 싱글에서 딴 출전권은 딱 한 장뿐이다.
유럽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은 플루센코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데에는 경험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플루센코는 21일 러시아연맹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테스트를 받았다.
테스트를 지켜본 러시아연맹 알렉산더 고르시코프 회장은 "플루센코가 연기를 아주 잘 했다"고 말했다.
코르시코프 회장이 플루센코를 남자 싱글 대표로 선발하는 것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최종 결정은 23일 발표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이미 현지 언론에서는 플루센코의 발탁이 확정됐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22 10:58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