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프랭크에서 마이클 케나까지…사진전 풍성

posted Jan 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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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섬'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마이클 케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세계적인 사진작가의 전시회가 잇따라 국내 미술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작년 말 국내 화랑가에 분 사진전 열풍이 올해 초에도 이어지며 사진 팬들을 설레게 하는 것.

 

특히 '퍼스널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로 꼽히는 로버트 프랭크부터 '솔섬'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마이클 케나까지 다양한 작가의 잇따른 전시회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사진 시장의 저변이 넓어진 방증이라는 게 중론이다.

 

'솔섬' 사진으로 대한항공과 소송 중인 영국 출신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는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동방으로의 여행'(Journey to the East)전을 열고 있다.

 

지난 2011년 '철학자의 나무'전과 작년 '고요한 아침'전에 이어 공근혜갤러리에서 기획한 작가의 세 번째 전시회로, 다음 달 23일까지 전남 신안 사진을 비롯해 최근 2년간 한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촬영한 신작이 소개된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 196점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브래드 피트,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유명 인사의 사진을 비롯해 1990년대 사라예보 포위전 당시 등 세계 곳곳에서 담은 취재 사진이다. 전시는 3월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오드리 헵번, 메릴린 먼로 등 유명인들의 '점핑샷'(Jumping shot)을 모은 '점핑 위드 러브'(Jumping with Love)전은 내달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당대 최고의 인물 사진작가로 꼽히는 필립 할스만(1906∼1979)의 작품이다.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다음 달 23일까지 열리는 사진전 '라이언 맥긴리-청춘, 그 찬란한 기록'은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인 청춘을 카메라에 담아온 미국의 젊은 사진작가 라이언 맥긴리의 지난 작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현대 사진계에 큰 획을 그은 거장들의 작품도 한국을 찾았다.

 

2001년 '사진계의 노벨상' 핫셀블라드상을 받은 일본 현대 사진의 거장 히로시 스기모토의 작품은 3월23일까지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만날 수 있다. 7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작가의 대표작과 최근의 조각설치, 영상을 포함한 작품 49점이 전시된다.

 

일본 현대 사진의 거장 히로시 스기모토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은 '현대 사진의 아버지'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전을 내달 9일까지 연다. 대표작 '미국인' 연작을 비롯해 그의 작업 인생 70년 전반을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됐으며, 전시되는 작품 115점은 모두 원판 사진이다.

 

한미사진미술관은 로버트 프랭크 전에 이어 다음 달 22일부터 네덜란드 출신 작가 스칼렛 호프트 그라플랜드가 세계 각국의 오지를 여행하면서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한다.

 

아울러 세계에서 인정받은 한국 작가 2명의 전시도 잇따라 열려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권위의 사진 출판사 '아퍼처'(Aperture)에서 사진집을 낸 김아타와 이정진이 오랜만에 국내에서 개인전을 연다.

 

김아타는 신사동 313아트프로젝트에서 여는 개인전 '리-아타'(RE-ATTA)전에서 대표작 '온 에어 프로젝트'(On-Air Project)의 대미를 장식하는 '인달라 시리즈'를 선보인다. 세계 주요 도시 12곳에 머물며 도시 구석구석을 촬영하고 이렇게 찍은 1만장을 중첩해 하나의 이미지로 만든 작품이다.

 

국내에서 6년만에 개인전 여는 김아타
 

미국 뉴욕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여류 작가 이정진의 '사물'(THING) 시리즈 20여 점을 모은 사진전은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을 흑백 필름으로 찍고 이를 사진 인화지 대신 감광 유제를 붓으로 바른 한지에 인화해 마치 한지에 목탄으로 그린 회화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들로 내달 16일까지 선보인다.

 

최근 잇단 사진전 개최에 대해 사진심리학자인 신수진 연세대 교수는 19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처음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매그넘 등 지명도 위주로 사진전이 열렸다면 최근에는 내실을 다져 세계적인 작가의 개인전을 여는 게 가능해졌고 그 안에서도 다양성 있는 전시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한국의 문화계가 사진에 대한 이해도나 애호의 정도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다양성을 충족하는 전시 시장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사진전을 기획한 한 큐레이터는 "국내에서는 아직 판화나 사진에 인색한 면이 있는데 대중의 수준이 높아지고 사진의 저변이 넓어지다 보니 그만큼 전시회도 많아진 것 같다"며 "침체한 미술시장에서 사진에서 추구할 여지가 있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19 07: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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