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산천어축제' 2만5천명 꿈이 지구를 낚았다

posted Jan 1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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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에서 바라본 화천산천어축제
상공에서 바라본 화천산천어축제
지난 11일 상공에서 바라본 화천산천어축제장/자료사진
 

세계 주목 글로벌 축제로…최전방 산골마을의 기적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2만5천명의 꿈이 전 세계 70억명의 관심을 낚았습니다."

 

최전방 산골 사람들이 꾸민 겨울축제에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 이맘때면 작은 산골도시가 국내외 단골 뉴스가 되고 있다.

 

17일 화천군에 따르면 지난 15일(미국 현지 시간) ABC 뉴스의 월드 뉴스 나우(WORLD NEWS NOW) 코너에 2분가량 산천어축제가 소개되는 등 현재까지 34개국 138건이 소개됐다.

 

지난해는 싱가포르 방송인 채널 뉴스아시아에서 원 인어 밀리언(One in a Million)에 축제 소식을 전하는 등 모두 24개국 109건이 소개됐다.

 

강원도 화천군은 현재 얼음나라 공화국이다.

인구가 2만5천여명에 불과한 화천군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도 북한과 마주한 접경지역이다.

 

총 면적 909㎢ 가운데 산과 물이 91%를 차지할 정도로 산골 도시로 사람이 사는 땅은 3%(27㎢)에 불과하다.

게다가 접경지역 특성상 군인이 더 많은 군사도시이다보니 각종 규제로 지역개발에 어려움이 많았다.

 

군청이 있는 읍내 시가지도 걸어서 20분 정도면 돌아볼 정도로 초미니 도시다.

지역상권은 휴가나 외출 나오는 군인과 면회 가족들이 소비하는 '군인 경제'에 의존해야 했으며 전국에서 4차로가 없는 유일한 도시여서 산업체를 유치하는 것도 어려웠다.

 

 

상공에서 바라본 화천산천어축제
상공에서 바라본 화천산천어축제
지난 11일 상공에서 바라본 화천산천어축제장/자료사진
 

지역의 미래는 이 도시를 엄습하는 북한강 안개만큼이나 회색이었다.

화천군과 주민은 자구책을 찾아야 했다.

 

"개발에 한계가 있다면 잘 보존된 자연에서 해답을 찾자!"

읍내에서 5분만 벗어나면 청정한 산과 강이 이 도시를 품고 있었다.

 

여름이면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지만, 겨울이 되면 매서운 한기가 몰아쳐 시내를 끼고 있는 화천천에는 30cm가 넘는 얼음이 얼었다.

"청정자연을 팔아 도시를 살리자"라는 역발상을 했다.

 

지난 2003년 현 정갑철 화천군수는 눈 덮인 산, 꽁꽁 언 계곡, 청정한 자연에만 사는 산천어를 연결시켰다.

 

한겨울 계곡 얼음판에서 물고기 낚시를 콘셉트로 한 '산천어축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해 1월 초 제1회 축제는 기대 이상이었다.

화천군이라는 이름조차 낯선 산골도시에 22만명이 방문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상공에서 바라본 화천산천어축제
상공에서 바라본 화천산천어축제
지난 11일 상공에서 바라본 화천산천어축제장/자료사진
 

다음 해(2004년)에는 50만명에 이어 4회 축제 때는 100만명이 몰리는 구름 인파였다.

 

사람으로 채워진 화천천 얼음벌판 축제장 풍경은 토픽으로 전 세계 뉴스를 탔다.

 

지난 2009년에는 미국의 타임(TIME)지에 연합뉴스가 취재한 축제장 상공사진을 소개해 외국에 유명세를 더했다.

 

지난 2012년에는 144만명, 지난해는 138만명이 찾았으며 축제 11년 동안 찾은 외국인 방문객만 10만여 명이 넘는다.

 

뉴욕의 거리에서 보듯, 국적도 다양하다.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된 것이다.

특히 외형만 큰 축제로 멈추지 않고 산골사람들이 지역축제의 새로운 전형을 계속 만들어 나갔다.

 

민간전문가를 영입, 전문성을 높이고 법인을 만들어 행정이 아닌, 주민이 주도하는 축제가 되도록 했다.

주민들은 축제 개최 목적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고 2006년에는 축제 상품권을 만들었다.

 

산천어 맨손잡이
산천어 맨손잡이
산천어 맨손잡기 체험 / 자료사진
 

입장료를 내면 지역상가에서 물품을 살 수 있는 상품권으로 바뀌어 농산물 등을 구입하도록 유도했다.

 

이로써 2천명이 넘은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으며 노인들은 축제장을 장식하는 산천어 등(燈)을 제작해 여가소득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 축제를 통해 약 11억원의 농산물이 판매되는 등 강원발전연구원은 직·간접적 경제효과가 1천36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골 도시의 발상 전환이 사람의 손을 타지 않는 자연을 보물단지로 바꾼 셈이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올해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이자 중국 빙등 축제, 일본 눈꽃축제, 캐나다 윈터카니발과 함께 세계 4대 겨울축제로 성장했다.

 

10여년 만에 세계인이 주목하는 글로벌 축제로 발전한 산천어축제는 2011년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로 해외 유력 방송에 소개됐고 지난해 9월에는 인구 5만 이하 세계축제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축제도 이날 현재까지 80만여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돼 이번 주말(18∼19일)에는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2만5천명의 산골마을 주민들의 꿈이 전 세계 70억명의 관심을 낚았다"라며 "앞으로 산천어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종합문화예술축제로 탈바꿈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축제는 오는 26일까지 계속된다.

ha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17 18: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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