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박보영 "침 뱉고 욕하고…또 다른 나 발견했죠"

posted Jan 17,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피끓는 청춘'에서 학교 일진 영숙 역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아들과 함께 아버지를 찾아 나선 사연 많은 딸('과속 스캔들'), 병약하지만 새침한 소녀('늑대소년').

 

이 두 영화로 1천500만 관객을 동원한 배우 박보영. 여배우로는 드물게 충무로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여배우다.

 

나이답지 않은 역할과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오가며 변신을 거듭하던 그가 또 한 번 껍질을 깼다. 이연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피끓는 청춘'이란 하이틴로맨스를 통해서다.

 

영화 '피끓는 청춘'은 1980년대 충남 홍성을 배경으로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과 그를 짝사랑하는 영숙(박보영)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80년대 정서를 고스란히 전하면서도 하이틴로맨스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상업영화다.

 

영숙 역은 여러모로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불량하게 침을 뱉아야했고 몸싸움 한 번 해보지 않았던 그가 감독이 요구하는 "리얼 개싸움의 진수"도 보여줘야 했다. 박보영이 맡은 역은 여학교 '싸움짱', 일진이다.

 

박보영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지난 16일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내 안의 또 다른 면을 발견했다"며 미소 지었다.

"원래 화가나도 혼자 삭이는 편이에요. 감정을 격하게 표출한 적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게 되면 일정부분 그 인물대로 살아야 하잖아요. 그동안 힘든 일도 있었는데 욕을 시원하게 하니까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고교 때 눈에 띄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는 그는 진짜 일진이 되려고 무던히 애썼다. 담배를 멋지게 '튕겨서' 버려보려고 각고의 연습을 했고, 침 뱉는 '단련'에도 매진했다.

 

서울에서 전학 온 소희(이세영)와의 화장실 대결은 이 같은 불량스런 행동의 총화다. 영화에서 영숙은 중길의 마음을 훔친 소희와 온몸을 활용해 격한 대결을 펼친다.

 

"처음에 매우 걱정했는데, 촬영이 진행되면서 스멀스멀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맞으면서 너무 아팠거든요. 극의 진행상 영숙이 지면 안 되는 싸움이었어요. 한대라도 더 때리려고 노력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습니다."(웃음)

 

사투리 연기도 상당히 자연스럽다. 원래 충청북도 증평 출신이지만, 전라도 사투리에 가까운 홍성 사투리가 매우 낯설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차지고 맛깔스러운 사투리를 만들어냈고, 이 같은 모습은 극 중 단연 눈길을 끈다.

 

그간의 캐릭터와는 많이 달라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안 해본 캐릭터라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여성 캐릭터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희소한 가치가 있는 영숙 역에 끌렸다"는 것.

 

 

 

사실, 박보영은 비슷한 이미지를 소비하는 다른 여배우들과는 다른 궤적을 보여왔다. 좋은 목소리, 귀여운 외모를 무기로 애 딸린 10대의 정남('과속 스캔들')을 징그럽게 소화했고, 희멀건 피부가 빛나는 '늑대소년'에선 폐병 앓는 얌체지만 내면은 강렬한 에너지로 똘똘 뭉친 순이 역을 실감 나게 그렸다.

 

그는 "운이 좋아 우연히" 히트작에 출연했다며 웃었다. 영화계 입문도 우연찮았다. 돈이 부족해 큰 인형을 살 수 없었던 시골 중학교 영화동아리에서 인형 역을 맡으며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촬영에 익숙지 않았던 선배들 때문에 "눈물이 주르륵 흐를 때까지"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했다. 그런 신기했던 경험을 안고 영화에 푹 빠졌던 박보영은 출연한 영화가 청소년영화제에서 상영되면서 서울을 찾았고, 그곳에서 길거리 캐스팅됐다. 주중에는 증평에서, 주말에는 서울의 연기학원에 다니며 배우의 꿈을 키우다 2006년 EBS 청소년 드라마 '비밀의 교정'을 통해 데뷔했다.

 

"오디션도 엄청나게 보고 엄청나게 떨어졌어요. 선생님들에게 연기 못 한다고 만날 혼났어요."(웃음)

 

'과속 스캔들'이 흥행몰이를 하면서 갑자기 스타가 된 그는 소속사 문제로 잠시 힘든 시기를 겪었으나 '늑대소년'으로 다시 한 번 시선을 끌었고, '피끓는 청춘'으로 연기변신에 또 한 번 성공했다.

 

"아직도 제 연기를 화면으로 보고 있으면 부끄러워요. '내가 왜 저렇게 했지?'라는 후회도 들고, '지금 더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들고요. 그동안의 영화가 흥행한 건 제 힘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감정 연기가 가장 어려운 줄 알았는데 "'늑대소년'을 통해 일상의 디테일을 연기하는 게 더욱 어렵다"는 걸 알게 됐고, '피끓는 청춘'에서 "편할 것 같았던 화내는 연기가 어려웠다"고 말하는 박보영. "연기란 매번 할 때마다 힘들구나"라는 걸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그는 요즘 부쩍 연기에 대한 허기를 느낀다.

 

"예전에는 재미있는 거 반 힘든 거 반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재미있는 부분이 훨씬 많아요. 연기가 전부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그 연기를 잠시 할 수 없을 때 상실감이 너무 견디기 어려웠죠. 지금은 연기만이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고 있어요. 물론 연기가 제 삶의 깊고 큰 부분이지만 그냥 일부분이라고 편하게 마음먹기로 했어요."(웃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으로 올해를 시작한 박보영. 그는 반짝 뜨는 스타가 되기보다는 오랫동안 꾸준히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나중에 꾸준히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이 있어요. 꾸준히 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인제 그만 쉬고, 잘했으면 좋겠어요. 올해의 목표는 다작입니다."(웃음)

buff27@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17 06:00 송고


  1. 대중가요史 담은 영화 '가요반세기' 발굴

    '황성 옛터' '신라의 달밤' 등 라이브 영상 담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 대중가요사를 다룬 김광...
    Date2014.01.17
    Read More
  2. 최병규 KAIST 교수 저서, 美 대학교재 채택

    최병규 KAIST 교수 저서, 美 대학교재 채택 (대전=연합뉴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최병규 교수가 저술한...
    Date2014.01.17
    Read More
  3. KBS '감격시대' 시청률 7.8%로 출발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이 시청률 7.8%로 출발했다. 16일 시청률 조사업체 ...
    Date2014.01.17
    Read More
  4. 박보영 "침 뱉고 욕하고…또 다른 나 발견했죠"

    '피끓는 청춘'에서 학교 일진 영숙 역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아들과 함께 아버지를 찾아 나선 사연 많은 딸('과속 스캔...
    Date2014.01.17
    Read More
  5. No Image

    위안부 피해자 다룬 뮤지컬 '꽃신' 참여열기 뜨겁다

    '재능기부'로 참여하는 배우 오디션에 340명 지원 위안부 피해 할머니 3명 20일 오디션 심사에 참여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
    Date2014.01.17
    Read More
  6. <베스트셀러> '…신기한 여행', '인생수업' 제치고 1위 데뷔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드라마 인기를 등에 업은 동화책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 13주 연속 선두를 달리던 ...
    Date2014.01.17
    Read More
  7. '친일파' 윤치호 '애국가 원본' 환수 움직임(종합)

    '문화재제자리찾기'의 대표 혜문 스님 <<연합뉴스DB>> 혜문 스님, 100인 환수위 구성키로 (애틀랜타·서울=연합뉴스) 김재현 특파...
    Date2014.01.17
    Read More
  8. No Image

    '철부지 10대女' 모텔서 낳은 아기 창문 밖에 던져(종합)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모텔에서 출산한 아기를 6층 창문 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철없는 1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
    Date2014.01.17
    Read More
  9. 전북 고창서 고병원성 AI 발생…2만여 마리 살처분(2보)

    중문 스페인어 한 농장의 오리들을 살처분하기 위해 투입되는 방역 요원들. << 연합뉴스 DB >> 도 "반경 500m내 다른 가금류 농...
    Date2014.01.17
    Read More
  10. 2월부터 일본뇌염 생백신도 무료 접종

    복지부 고시 개정…국가 무료접종 12가지로 늘어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다음 달부터 일본뇌염 생백신도 아이들에게 무료...
    Date2014.01.16
    Read More
  11. 배우자 몫 상속재산 면세하는 방안 추진

    법무부, 내달초 민법 개정안 입법예고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민법 상속편 개정 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배우자가 우선 ...
    Date2014.01.16
    Read More
  12. 법원 "충분한 설명없는 치아교정, 의사 배상하라"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치아교정을 시작했다가 5년 넘도록 효과를 못 본 환자가 ...
    Date2014.01.16
    Read More
  13. 인터뷰- 세계한인무역협회 김우재 회장

    세계한인무역협회 김우재 회장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국내 최대 규모의 재외동포 경제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
    Date2014.01.16
    Read More
  14. 갤노트 시리즈, 국내서 1천만대 판매…"국민 노트"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국내 시장 판매량이 1천...
    Date2014.01.16
    Read More
  15. 북미 합작영화 '산너머 마을' 美뉴저지 영화제서 상영

    영화 '산너머 마을'의 한장면 <<연합뉴스DB, 시카고 세계평화영화제>>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과 미국의 합작영화인...
    Date2014.01.16
    Read More
  16. 가수 장윤정, 명예훼손·모욕한 블로거 고소 취하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가수 장윤정씨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사실의 글을 인터넷에 수차례 올려 구속된 50대 블...
    Date2014.01.16
    Read More
  17. 팝스타 브루노 마스, 4월 첫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팝스타 브루노 마스(Bruno Mars·29)의 첫 내한 공연이 열린다. 공연기획사 액세스이엔티는 오는 ...
    Date2014.01.16
    Read More
  18. 괴산 '올갱이 이장' 국무총리상 받았다

    국무총리상 받은 '올갱이 이장' 최종하씨 (괴산=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16일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제8회 도농교류 농촌사랑대...
    Date2014.01.16
    Read More
  19. 500년 성균관 지킨 은행나무 서울문화재 된다

    서울시 기념물 된 성균관 대성전 은행나무 (서울=연합뉴스) 서울시는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 은행나무'와 바위글씨인 '삼청동문'...
    Date2014.01.16
    Read More
  20. 10주년 맞은 맘마미아·헤드윅…"역대 배우 응답하라"

    뮤지컬 '맘마미아'에 '개근'해온 배우 전수경, 최정원, 이경미(사진제공=신시컴퍼니) '맘마미아' 26일 한-영 배우 합동 커튼콜 ...
    Date2014.01.1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84 385 386 387 388 ... 553 Next
/ 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