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지키려다 저세상으로,,’,두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

posted Sep 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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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지키려다 저세상으로,,’,두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

 

두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이 국민들 마음을 적시고 있다.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강릉소방서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화재진압팀장인 이영욱(59)소방위와 동료 고 이호현(27) 소방사는 17일 오전 429분쯤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난 불을 끄다 정자가 붕괴하는 바람에 잔해에 매몰됐다. 두 소방관은 건물에 매몰된 지 20여 분 만에 구조됐으나 병원 치료를 받다 숨을 거뒀다. 이날 오후 강원 강릉시 강릉의료원에서 빈소를 지킨 고 이영욱(59) 소방위의 아들(36)아버지는 29년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하면서 쉬는 날에도 가끔씩 소방서에 들러 후배들에게 진압 요령이나 노하우를 알려주는 등 사명의식이 투철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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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소방관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강릉의료원 장례식장은 유족과 동료들의 눈물로 가득했다. 이 소방사의 아버지 이광수(57)씨는 소방관이 천직이라며 하루도 빼먹지 않고 운동을 했던 아들이 붕괴 사고를 당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소방위는 퇴직을 1년여 앞둔 베테랑 대원이었다. 91세 노모를 모시며 아내(56),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1988년 서울 성동소방서에서 소방관 생활을 시작해 강릉소방서에는 95년 왔다. 2014년 겨울 폭설 대책 유공자로 선정돼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는 등 모범적인 소방관이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지난 7월부터 경포119안전센터 화재진압 팀장을 맡았다.

 

고 이호현 소방사는 지난 1월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이다. 부모, 여동생(26)과 함께 생활했으며 미혼이다. 강원도립대 소방환경방재학과를 나온 그는 소방관이 꿈인 청년이었다. 고교 졸업과 동시에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하고 지난해 2월 졸업 후 소방관 시험에 합격해 6개월간 소방학교에서 기본교육을 받았다. 경포119안전센터가 첫 근무지다. 임용한 지 8개월 만에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당시 화재는 경포119안전센터 소방관 4명이 진압을 했다. 센터 내에서 가장 고참인 이 소방위는 새내기 소방관인 이 소방사와 한 조로 근무했다. 이들은 정자 가운데서 잔불을 정리하다 참변을 당했다.

 

김남기 강릉소방서 예방계장은 이 소방위는 정년을 앞둔 상황에서도 늘 화재 현장에서 먼저 뛰어들어 진압에 나서는 등 솔선수범하는 동료였다이 소방사 역시 성격이 밝고 적극적인 대원으로 이 소방위를 아버지처럼 따랐다고 말했다. 최상규 경포 119안전센터장은 두 소방관은 목재문화재 화재대응 절차와 붕괴위험에 따른 조치 등 표준작전절차(SOP)를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다만 목조건물은 부지직하는 소리 등 붕괴 전조 증상이 없이 갑자기 무너지고, 야간 상황이어서 갑작스러운 붕괴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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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난 석란정은 56년 지어진 목조 기와 정자로 높이 10m, 면적은 40. 비지정 문화재로 강릉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주민들은 석란정 인근에 K호텔 공사가 시작되면서 건물에 금이 가는 등 안전이 우려되자 보강조치를 요구했었다. 정자에 생긴 금이 벌어지면서 지난 6월 파이프로 보강 작업을 하고 지붕에는 천막을 설치하는 등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재오 대전대(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목조건물은 불이 순식간에 옮겨붙어 삽시간에 타버리는 데다 금방 무너지는 특성이 있다이런 건물 화재 진압을 하려면 건물 내부로 진입하지 말고 화재가 더 커지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적극적인 화재 진압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석란정, 전기시설 없어 방화일 가능성도 있다

 

한편, 두 소방관이 순직한 강릉 석란정의 화재 원인이 방화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2명 순직이라는 참사를 낳은 강릉 석란정 화재 원인이 방화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강원도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 날 석란정 내부에는 전기시설이 없다강릉 석란정 화재 원인이 방화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석란정 인근엔 CCTV가 없어 화재가 나기 전 석란정에 들어간 사람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 석란정 주변에 높이 3펜스가 설치돼 외부인 출입을 제한했지만 공사장을 통해 출입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강릉 석란정 화재 원인은 누전일 가능성은 낮고 실화나 방화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강원도 소방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8일 강릉 석란정 화재 현장 정밀감식을 실시한다.

소방당국은 순직한 두 대원을 1계급 특진 추서하고 국가유공자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영결식은 19일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열린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