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투명성 높이려 코이카 조직 개편…군복무 대체 요원 폐지 아쉬워"
(성남=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우리가 원조하는 나라에서 임팩트 있는 사업을 해 보고 싶습니다."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 이사장은 코이카가 한국을 대표하는 무상원조 전담기관으로서 올 한 해 어떤 일을 해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과 수원국(受援國)의 정부와 국민, 비정부기구(엔지오·NGO)가 현장에서 협업해 가장 큰 효과를 만들어내는 원조·개발사업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9일 코이카 본사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이사장에 취임했던 지난 한 해 자리에 대한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면 올해는 지난 8개월간 배우고 구상했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펼쳐나가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수원국에서 사업 파트너 간 협업을 통해 성과를 끌어내고, 그간 형식적 관계를 맺었던 각국 원조기관과도 합심해 의미 있는 일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코이카는 지난해 미국 대외원조정책 집행기관인 미국국제개발처(USAID)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보건 분야 공동사업을 추진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멕시코 정부 원조기관과 파트너십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영국, 프랑스, 일본, 독일, 호주, 멕시코, 터키 등 원조 공여국들과 그간 협조 관계를 맺고 있어 이제는 구체적으로 손을 잡고 의미 있는 사업을 만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코이카 조직 내부로는 '개혁'이라는 화두를 꺼냈다.
"코이카는 국민에게 책임지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지역별로 조직이 구성돼 있다 보니 전문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고, 전문성 있는 직원들도 조직 안에 숨어 있었지요. 이들을 간판에 내걸고 외부 공동체와 소통도 하고자 조직을 개편한 겁니다."
이를 위해 기존에 전략기획부에 있던 사회개발팀과 경제개발팀을 '경제사회개발부'라는 새 부서로 묶어 공공행정, 농어촌 개발, 교육·보건, 녹색환경·산업 업무를 전담하게 했다.
코이카가 해외 선진 원조기관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별 데이터베이스를 세부적으로 구축하는 작업도 병행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누구든, 어떤 기관이든 코이카에 원조사업 정보 공유를 요청해올 때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투명하고 '스마트'하게 데이터를 만들어놓겠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투명성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원조기관은 어떤 다른 기관보다도 투명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세금을 쓰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코이카가 외국의 선진적인 원조기관처럼 되려면 이들과 자료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6년이면 폐지되는 '국제협력요원' 제도를 놓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해외 봉사활동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는 코이카의 국제협력요원 제도는 수원국에 의료·기술 전문가들을 파견해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국제협력요원들이 사라지면 현지 의료 지원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능력 있는 의사들은 험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요. 그들은 현지에 없는 진료과를 만들어 진찰했고, 인력을 훈련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공백을 메울 방안을 찾아봐야지요."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이란 주재 대사를 지낸 김 이사장은 13일부터 말리,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3국을 찾는다.
아프리카에서도 경제 사정이 어려운 이들 세 나라에서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잇따라 만나 코이카가 '임팩트' 있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겠다는 것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10 07: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