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감시센터 작년 누리꾼 상대 설문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대규모 투자 피해자를 양산한 '동양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동양그룹 현재현(65) 회장이 시민단체의 설문조사에서 이른바 '투기자본 앞잡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금융소비자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달 3∼30일 누리꾼 1천446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 회장이 응답자의 37%에 달하는 534표를 받아 '2013년 투기자본 앞잡이' 개인부문 1위에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감시센터는 2009년부터 매년 연말마다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현 회장은 자금 사정 악화로 변제가 어려운 사실을 알면서도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대량 발행하고 고의로 5개 계열사의 법정관리를 신청해 투자자에게 1조원대 피해를, 계열사에 수천억 원대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개인부문 2위로는 33%의 표를 얻은 최수현(59) 금융감독원장이 뽑혔다. 응답자들은 최 원장이 금융 감독을 소홀히 해 동양 사태를 키웠다고 답했다.
단체 부문에서는 금융위원회와 동양증권 노조가 각각 35%, 28%를 받아 1·2위를 기록했다. 금융위는 적절한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노조는 내부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감시센터 측은 밝혔다.
한편, '투기자본 감시·저항' 개인부문에서는 정의당 박원석(44) 의원이, 단체부문에서는 금융채무자들이 조직한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이 각각 1위로 선정됐다.
감시센터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작년 동양그룹 사태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분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설문 결과를 토대로 오는 15일 오후 7시 서울 은평구 녹번동 감시센터에서 '2013년 투기자본 앞잡이 및 감시·저항단체 발표회'를 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11 05:5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