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장에서 이번에는 맹독성 DDT 검출
전국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살충제 성분 전수조사에서 약 40년 전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농약 'DDT'가 추가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683개 친환경 인증 농장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수조사 결과, 경북 지역 친환경 농장 2곳의 계란에서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이 검출됐다. 과거 살충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된 DDT는 인체에 흡수되면 암은 물론 여러 이상증세를 일으키는 맹독성 물질로 알려졌다.
특히 DDT는 반감기(체내에 들어오면 물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기간)가 최대 24년으로 알려져 전 세계적으로도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 물질이다. 국내에서는 과거 살충제로 무분별하게 사용되다 1979년부터 시판이 금지됐다. 농식품부는 지난 15∼17일 전수조사를 하면서 친환경 농장의 경우 320종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를 했다. 원칙적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면 320종이 조금도 검출돼선 안 된다. DDT가 검출된 2개 농가는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친환경 농장 인증 기준미달 68곳(부적합 31개·적합 37개)에 포함됐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다만 농약의 경우 직접 살포하지 않더라도 토양이나 사료 등을 통해 '비의도적'으로 닭의 체내에 흡수될 가능성도 있어 잔류 허용 기준치(0.1 ㎎/㎏) 이내로 검출된 경우에는 '친환경' 마크를 떼고 일반 계란으로 유통이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경북 2개 농가 역시 DDT가 검출되긴 했지만, 허용 기준치 이하여서 친환경 인증은 취소하되 적합 농가로 분류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DDT의 경우 과거 무분별하게 사용됐던 농약이어서 토양조사를 하면 아직도 검출되고,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지만 중국 등에선 아직도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반감기가 길고 검출량이 소량이어서 농가에서 직접 구입해 사용했는지, 비의도적으로 흡수가 된 건지 판단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DDT 검출 소식에 정부가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뒤늦게 해명 자료를 내고 DDT 외에도 2가지 농약 성분이 추가 검출된 사실도 추가로 공개했다. 추가 검출된 농약 성분은 원예용 농약으로 알려진 클로르페나피르, 테트라코나졸 등 두 가지로, 해당 성분이 검출된 농가는 DDT 검출 농가와 마찬가지로 인증기준 미달 농가에 포함됐다. 이로써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에서 조금이라도 검출된 농약성분은 기존 5종(피프로닐, 비펜트린,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에서 이날 3종이 추가돼 총 8종으로 늘었다. ‘친환경’ 이란 말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고 국민공분은 더하여만 가고 있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