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미스 좀비'·'하드 데이'

posted Jan 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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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미스 좀비 = '미스 좀비'는 호러 장르의 주인공 좀비가 하녀가 된다는 설정으로 출발하는 이색적인 영화다. '탄환러너'(1996), '먼데이'(1999) 등으로 주목받은 일본의 사부 감독은 호러를 멜로드라마로 뒤틀고, 여기에 정치색까지 입혔다.

 

부유한 데라모토가에 어느 날 좀비 사라(고마츠 이야카)가 배달된다. 좀비 바이러스에 많이 오염되지 않은 사라는 가정부 일을 맡을 수 있는 낮은 급의 좀비.

데라모토가의 하녀가 된 사라는 안주인 시즈코(도가시 마코토)가 시키는 대로 낮에는 정원 청소를 하고 밤에는 마을 창고에서 지내는 일상을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하인들이 사라를 성폭행하는 장면을 보게 된 집주인 데라모토(데즈카 토루)는 사라에 대해 이상한 마음을 품기 시작한다.

 

시대와는 걸맞지 않게 흑백으로 만든 이 영화는 시종일관 불편한 감정을 자극한다. 영화 '도그빌'(2003)에서 그레이스(니콜 키드먼)가 당했던 것처럼, 사부는 하인과 주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하고, 동네 양아치들의 칼질에 매일 상처를 입는다.

 

아이들마저 그녀에게 돌을 던진다. 일반적으로 악한 대상인 좀비는 영화에서 피해자로, 인간은 가해자로 그려진다. 악의 기운은 인간들 사이에서만 스멀스멀 퍼진다.

 

영화는 후반부부터 급격하게 멜로드라마로 전환한다. 데라모토는 지속적으로 사라를 탐하고, 시즈코는 그런 데라모토와 사라를 질투한다. 치정극의 결말은 늘 비슷하고,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치정극적인 얼개는 빌리지만 치정보다는 모정이 극 안에 깊숙이 배어 있다는 것. 아이를 낳다가 좀비로 변한 사라와 사라의 피를 받고 점점 사라를 닮아가는 시즈코의 아들 켄이치, 그런 켄이치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즈코의 시선이 맞물리며 엇갈린다.

 

시종일관 흑백을 유지하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컬러로 바뀌는 부분도 인상적이며 전반적으로 미장센(화면구도)도 뛰어나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 부문에 초청됐다.

 

1월16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85분.

 

▲ '하드 데이' =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었지만 옛 신분을 숨긴 채 다국적 기업에서 첨단보안장치를 개발하는 일을 하는 벤 로건(아론 에크하트). 사춘기에 접어든 딸 에이미(리아나 리베라토)와 티격태격 다투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회사에 출근한 벤은 사무실이 엉망진창이 돼 있고, 동료가 죽은 모습을 보게 된다. 심지어 자신의 모든 신분과 직업까지 사라져 버린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로부터 잇달아 습격을 당한다.

전직 요원 출신이 딸과 함께 악의 무리와 사투를 벌인다는 점에서 수많은 '테이큰'(2008)의 아류작 중 한 편이다. '다크 나이트'(2008)에서 주목받은 아론 에크하트의 연기는 눈에 들어온다.

 

1월16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00분.

 

 

buff27@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07 16: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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