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감자는 감자가 아니다
가끔 돼지감자가 당뇨병에 좋은 지문의받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돼지감자는 이름이 감자이지 감자가 아니다. 돼지감자는 북미가 원산지이며 감자와는 전혀 다른 국화과 식물이다. 영어로는 ‘예루살렘 아티초크(Jerusalem Artichoke)’라고 하는데, 원래 우리나라 이름은 ‘뚱딴지’라고 한다. 워낙 번식력이 좋고 아무데서나 막 자라 상황에 맞지 않게 엉뚱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돼지감자는 열량이 100g당 73kcal이고 탄수화물은 17.4g으로 열량 면에서 감자와 비슷하게 많다. 돼지감자가 당뇨병에 좋다고 하는 이유는 이뉼린(inulin)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소가 많기 때문이다. 돼지감자 외에 이뉼린이 많은 대표적 음식은 치커리, 아스파라거스, 양파, 마늘, 토마토, 바나나, 대파 등이다. 이뉼린은 인슐린과 이름이 비슷해서인지 돼지감자에 천연 인슐린이 많다는 엉터리 주장이 널리 퍼져 있다. 이뉼린은 프룩탄(fructan)이라는 과당 중합체의 일종인데 사람의 소화액에 분해가 안 되고 장내 미생물에 의해서 부분 분해가 된다. 섬유소는 장내에서 당과 지방의 흡수를 막고 지연시켜 당뇨병과 고지혈증의 치료에 보조적인 방법으로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돼지감자와 당뇨병에 대한 연구는 ‘Pub-med’라는 공신력 있는 논문 검색 엔진에 23개 정도밖에 검색되지 않을 정도이며, 그나마 사람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좋다는 증거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이뉼린이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돼지감자를 만병통치약으로 오해해서 균형잡힌 식사와 운동요법과 약물요법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특히 돼지감자가 당뇨병에 좋다는 소문에 감자도 좋을 것이라고 유추해석해서 감자를 많이 섭취하면 혈당 조절에 큰 곤란을 겪게 된다. 돼지감자는 감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포츠닷컴 이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