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알고봅시다> ④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

posted Jan 0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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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피겨스케이팅은 주로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 많은 동계올림픽에서 몇 안 되는 '아름다움'을 겨루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대회의 꽃으로 불린다.

'피겨스케이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잭슨 하인스(미국)가 1860년대 중반 발레에 기반을 둔 예술적인 동작을 고안하고 연기에 배경음악을 도입하는 등 현대 피겨의 초석을 놓았다.

 

 

1908년 제4회 런던 하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피겨는 1924년 동계올림픽이 창설되면서 동계종목의 꽃으로 자리를 잡았다.

 

초기에는 스케이트날로 얼음판에 일정한 도형을 그리는 컴펄서리 스케이팅이라는 세부 종목이 있었지만 큰 흥미를 끌지 못한 탓에 점차 축소되다가 쇼트프로그램·프리스

케이팅 두 종목을 치르는 현행 제도가 정착됐다.

 

보수적이던 과거 시대에는 남자들만 출전할 수 있었으나 1906년 여자 싱글 종목이 생겼고, 1908년 남녀가 짝을 이루는 페어 종목이 신설돼 금녀의 벽이 무너졌다.

 

페어와 비슷하지만 파트너를 어깨 높이 이상 들어올릴 수 없고 연기하는 동안 두 선수가 양팔 길이 이상 떨어져도 안 되는 아이스댄스는 1976년 올림픽 종목에 처음 채택됐다.

 

소치올림픽에서는 네 종목에 모두 선수를 내보낸 나라들이 벌이는 단체전이 추가됐다.

전통적으로 피겨는 선수의 연기에 대해 심판이 최저 0점부터 최고 6점까지 주는 '6.0 시스템'을 이용해 순위를 가렸다.

 

그러나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동유럽 국가 심판들의 담합 의혹이 제기된 끝에 페어 종목에서 이례적인 공동 금메달이 나오자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현행 신채점제도를 고안해 2006년 토리노 올림픽부터 도입, 시행했다.

 

신채점제도는 판정의 공정함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심판진을 테크니컬 패널(Technical Panel)과 심판(Judge)로 이원화해 테크니컬 패널은 선수들의 기술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판단하고 심판은 각 기술의 가산점을 매기도록 했다.

 

선수들의 프로그램은 점프와 스핀, 스텝 등 각종 요소들로 가득하다.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출전하는 여자 싱글을 기준으로 2분50초의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총 7개(점프 3개, 스핀 3개, 스텝 1개) 과제를 소화해야 한다.

 

4분(±10초)간 펼쳐지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12가지 요소를 선보여야 한다. 쇼트프로그램보다는 자유롭게 연기를 구성할 수 있지만 점프 요소를 7개 이상 할 수 없고 스핀 3개와 스텝 1개, 코레오 시퀀스 1개 등을 반드시 넣어야 하는 등 다소의 제약은 있다.

이런 요소들에 대한 테크니컬 패널과 심판의 판정을 종합한 것이 기술점수(TES)다.

여기에 심판들은 기술 요소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선수의 연기가 얼마나 뛰어났는가를 판단하는 채점을 별도로 한다. 이를 종합한 것이 예술점수(PCS)다.

 

TES보다는 심판 재량이 큰 부문이지만 5개 항목으로 나뉘어 점수가 매겨진다는 점에

서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석, 스케이팅 기술, 연기·수행, 안무·구성, 전환·풋워크 연결 등이 PCS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이다.

 

만약 선수가 엉덩방아를 찧거나 연기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추가 감점을 받는다.

TES와 PCS, 감점을 모두 더한 것이 이날 선수가 펼친 프로그램의 종합 점수가 된다.

피겨스케이팅에서 역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빙판을 박차고 뛰어올라서는 마치 시간이 멎은 듯 여러 바퀴를 돌고 가볍게 착지하는 점프다.

 

현행 피겨스케이팅에서는 6가지 점프 기술이 허용된다.

 

악셀, 러츠, 루프, 플립, 토루프, 살코 등이다. 각 점프는 뛰어오르는 방향과 사용하는 발, 스케이트날 등이 다르다.

 

이런 기준들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좋은 점수를 받는 데 필요한 첫째 원칙이다.

여기에 몇 바퀴를 도느냐에 따라 점프 명칭 앞에 싱글(1회전), 더블(2회전), 트리플(3회전), 쿼드러플(4회전) 등의 설명이 붙는다. 정면으로 도약해 뒤로 착지하는 악셀 점프는 반 바퀴씩을 더 돈다.

 

착지한 발로 다시 점프를 연결하는 것은 콤비네이션 점프라고 불린다. 이 역시 선수들이 반드시 보여줘야 하는 기술 중 하나다.

 

점프들은 회전수가 많을수록 받을 수 있는 기본 점수가 높다.

 

또 얼마나 높이, 멀리 뛰어올라 안정적으로 착지했느냐에 따라 심판의 수행점수가 달라진다.

 

'교과서 점프'라는 별칭이 붙은 김연아의 점프는 정확성과 높이, 비거리 등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특히 프로그램마다 첫 요소로 선보이곤 하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는 김연아를 상징하는 '필살기'라 할 만하다.

 

독보적인 점프와 탁월한 예술성을 겸비한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228.56점은 여전히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 기록으로 남아 있다.

sncwoo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04 06:1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