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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지 대표팀 "설움 떨치는 올림픽 기대해요"

posted Jan 0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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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취하는 한국 루지 대표팀
포즈 취하는 한국 루지 대표팀
(서울=연합뉴스) 29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안컵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수확한 한국 루지 대표팀이 기쁨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12.29. << 대한루지경기연맹 제공, 연합뉴스DB >>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루지의 올림픽 꿈도 조금씩 영글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열린 국제대회를 통해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포인트를 쌓은 루지 대표팀은 현재 국제루지연맹(FIL)의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포인트로 따지면 남자 싱글의 김동현(23·용인대)의 자력 진출이 유력하다.

여자 싱글과 남자 2인승은 아직 포인트가 부족한 형편이지만, 아시아권의 참여 폭을 늘리기를 바라는 FIL에서 와일드카드를 줄 가능성이 크다.

 

4일 독일 알텐베르크로 마지막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만난 루지 대표 선수들의 표정에는 어려운 여건을 이겨냈다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남자 싱글의 김동현, 여자 싱글의 최은주(23·대구한의대)·성은령(22·용인대), 남자 2인

승의 박진용(21)·조정명(21)으로 이뤄진 대표팀은 모두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에 처음 루지를 접한 선수들이다.

 

루지의 '루'자도 모르는 이들이었다. 성은령은 "밴쿠버올림픽 때 루지를 보긴 했지만, 그게 루지인지도 몰랐다"고 했다.

 

호기심과 올림픽을 향한 막연한 기대를 품고 대표 선발전을 치른 이들을 맞은 것은 변변한 시설조차 없는 시골길이었다.

 

성은령은 "국가대표가 되면 당연히 태릉선수촌에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차를 타고 세 시간을 달리더라"면서 "유니폼도 없어 개인 체육복을 준비해야 하기에 '국가대표 맞나?' 싶더라"고 웃었다.

 

대표팀은 아스팔트 위에서 썰매를 타면서 무작정 다른 종목의 훈련을 따라했다고 한다.

 

주장 김동현은 "코치님과 논의한 끝에 유도, 레슬링 등의 훈련을 참고해 체력부터 길렀다"면서 "일단 체력을 기르면 기술은 금방 습득하리라 봤다"고 했다.

 

훈련이 막연하니 의지도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박진용은 "3일 만에 대표팀을 뛰쳐나갔다"면서 "부모님께서 '네가 그만두면 우리도 일 안 하고 쉬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시며 돌려보내셨다"고 말했다.

 

주변의 격려와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의지해 조금씩 기술을 익혔지만, 실제 트랙의 느낌은 달랐다.

 

빙판길 위에서 자동차가 미끄러지듯 좌우로 제멋대로 움직이는 썰매 탓에 수없이 넘어지고 부딪혔다.

 

몇 차례 트랙을 타면 슬라이딩하는 동안 부딪힌 양 발이 부어올랐다.

 

최은주는 전복 사고로 발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적도 있다.

 

2012년에는 선수들이 하도 넘어지자 FIL에서 출전을 반려시키기도 했다.

 

그래도 여건은 조금씩 나아졌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희망이 생겼고, 10년전 헬멧을 쓰고 외국 유스 스쿨에서 빌린 썰매를 타던 예전과 달리 새 장비도 하나씩 구비했다.

 

최은주는 그 중에서도 가장 즐거웠던 순간으로 지난해 8월 슈테펜 자르토르(42·독일) 코치가 부임한 일을 꼽았다.

 

자르토르 코치가 합류하면서 기본적으로 장비를 세팅하는 법을 배웠다.

물론, 지금의 대표팀을 만든 가장 큰 힘은 자르토르 코치가 가르친 기술에 앞서 오기로

다진 정신력에 있었다.

 

김동현은 "외국 선수들은 하루에 보통 3번, 많아야 5번 정도 슬라이딩을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기본 6번, 많을 때는 10번씩 탔다"고 말했다.

 

한 번의 레이스에 걸리는 시간은 50초 남짓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선수들은 4∼5시간씩 코스를 분석하고, 이미지트레이닝을 한다.

 

새로 슬라이딩에 나설 때마다 더 속도를 내도록 썰매를 조정하고, 이 탓에 위험해질 수 있다는 공포심과도 싸워야 한다.

 

김동현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하루 6번이 뭐가 많은지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선수들에게는 한 번의 레이스가 하루치 훈련량과 맞먹는 스트레스"라고 했다.

 

스파르타식으로 선수들을 몰아붙이던 자르토르 코치도 6번이 넘어가면 몇 번씩 "괜찮겠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열악한 여건과 공포와 싸우며 세계를 누빈 결과가 이제는 조금씩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팀 계주에서 썰매 종목 사상 처음으로 8위에 올랐고, 아시안컵에서는 최은주가 첫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인다.

 

조정명은 "루지를 하지 않았으면 그냥 평범하게 살았을 것 같은데, 이제 올림픽이라는 남다른 경험을 할 수 있지 않냐"면서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고 웃었다.

 

박진용도 "처음에 그만두려 했을 때 잡아준 부모님께 고맙다"면서 "요즘은 오히려 어머니께서 위험하다고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내가 즐거워서 더 하고 싶다"고 맞장구쳤다.

 

성은령은 "3년간 힘들었던 설움을 한 번에 떨칠 수 있는 무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물론, 이들에게 소치올림픽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김동현은 "정말 중요한 것은 소치올림픽이 아니라 평창올림픽"이라며 "팀원들에게 '꾸준히 성장하는 우리가 되자'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sncwoo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04 11:2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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