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은 '인연'의 판타지…SBS '별그대'

posted Jan 0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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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SBS 수목극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과연 어느 정도 높이 솟은 방송계의 '별'이 될 수 있을까.

 

전지현과 김수현. 두 스타가 만나 그려내는 운명적인 판타지 로맨스에 대한 안방극장 시청자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3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별그대'의 6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24.6%, 수도권 기준 27.8%로 집계됐다.

 

'상속자들' 후속으로 지난달 18일 첫 방송된 드라마는 15.6%로 출발해 4회 만에 20%를 돌파했고, 최근 방송된 5, 6회에서 연달아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방송이 매번 화제를 낳으며 회가 거듭할수록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모양새다.

 

전작의 화제성을 얼마간 이어받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20%를 '쉽사리' 넘긴 것은 고무적이다. '상속자들'은 마지막 회에서 최고 시청률 25.6%를 기록했다.

 

'별그대'의 기록은 아직 10%를 넘기지 못한 다른 지상파의 동시간대 경쟁작 두 편을 합한 시청률 수치의 두 배라는 점에서도 그 위세가 감지된다.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통적인 설정을 활용하면서도 각 요소에서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유지함으로써 애절한 '인연'의 이야기에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데 성공했다.

 

◇ 전지현·김수현의 눈부신 매력

 

드라마의 강점은 무엇보다 두 주연 배우의 매력에 있다.

 

1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전지현은 자신의 실제 스타성을 빼다박은 톱스타 '천송이'로 분해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SNS에서 무식을 당당히 드러내는 모습이나 유람선 결혼식장에서 '개불'을 찾는 털털한 모습, 엉망으로 운전하며 자기도취적인 랩을 하는 모습 등 그의 '엽기적인' 연기는 방송 직후 포털 사이트 게시판을 도배할 정도로 화제를 낳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2001) 이래 이어져온 그 특유의 캐릭터와 궤를 같이하면서도 어느새 원숙미와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는 평가다.

 

특히 겉으로는 자신만만하지만 스타의 남모를 아픔에 대해 천송이가 털어놓을 때는 마치 실제 톱스타 전지현이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몰입도를 높인다.

 

전지현은 지난달의 제작발표회에서 "천송이라는 역할이 굉장히 매력 있었다"며 "딱 저 같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연기 경력으로는 후배이지만 파트너인 김수현의 활약도 눈부시다. 25살의 나이에 400살이 넘은 남자 도민준을 연기하는 그는 특유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음성과 안정된 연기력으로 호평받고 있다.

 

◇ 촘촘한 구성과 흥미로운 소재

 

'별그대'는 전통적인 로맨스 드라마의 클리셰(Cliche·상투적인 표현법)를 따르면서도 색다른 요소를 넣어 이야기를 비틀었다는 점이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사실 '스타와 일반인', '시한부', '공주를 구하는 왕자'는 이미 많은 작품에서 반복된 설정이다. 하지만 '별그대'는 외계인이나 환생, 초능력과 같은 판타지적 요소를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이야기의 결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또 회상을 통해 조선시대, 천송이의 유년 시절, 현재 등 다양한 시점을 자유롭게 오가며 두 주인공의 오랜 '인연'의 고리를 조금씩 풀어놓아 흥미도를 높이고 있다. 때문에 시청자는 드라마의 구성이 탄탄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소재의 측면에서도 연예계의 속성을 세밀하게 다뤄 눈길을 끌고 있다. 천송이의 성공과 추락, 그리고 그를 둘러싼 팬과 다른 연예인, 소속사, 언론의 시끌벅적한 합주는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 표절 의혹 극복…향후 과제는

 

드라마는 자칫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표절 의혹도 무난히 극복했다는 평가다.

 

유명 만화가의 문제 제기로 포털 사이트가 한때 떠들썩했지만 작가와 제작사의 신중한 대응에 '표절'에 대해 비교적 높은 기준을 지닌 누리꾼의 의혹의 시선도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다.

 

의혹이 제기된 지 다소 시간이 지난 시점에 나온 제작진의 해명은 작품 구상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설득력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제작진이 초반부터 드라마에 무수한 설정과 복선을 풀어놓은 만큼 후반부에 잘 수습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 배경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공감하기 어려운 극중 인물의 행동이나 일부 아역 연기자의 연기력 부족은 흠결로 지적된다.

hapyry@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03 13: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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