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권영전 기자 = 이동통신 3사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 조치에도 이통사들이 주말 동안 보조금을 풀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 과징금이 부과된 직후에도 경쟁이 벌어져 이번 주말 이통사 간 번호이동 고객이 이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의 제재안 의결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27일 오후부터 일부 이통사가 롱텀에볼루션(LTE) 주요 기종 번호이동에 대한 보조금 수위를 높여 고객 유치에 나섰다.
이에 따라 온라인 주요 사이트에서 옵티머스G와 베가 아이언 등이 소위 '버스폰'(버스처럼 갈아탈 수 있는 싼 휴대전화를 의미)으로 등장했다. 방통위 보조금 의결이 끝나자마자 이통사들이 기다렸다는 듯 연말 대목잡기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이동통신업체인 A사는 옵티머스G(번호이동·34요금제 사용 조건)를 0원에, 베가 아이언(번호이동·69요금제)을 1만원에 판매했다. 또 갤럭시S4 LTE-A를 28만9천원에 내놨다.
고가의 신형 모델도 예외는 아니었다. 갤럭시노트3는 할부원금 59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방통위가 정한 보조금 한도인 27만원보다 21만원이나 많은 48만원을 보조금으로 투입해야 가능하다.
B사도 보조금 공세를 펼쳤다. 이 업체는 27만원 가이드라인의 3배에 육박하는 75만원을 보조금으로 투입, 베가 시크릿업을 19만9천원에 판매했다. G2는 62만5천원의 보조금을 책정해 32만9천원에 내놨다.
그러나 A사 관계자는 "27일 오전 다른 이동통신사가 먼저 보조금 확대 정책을 편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 벌인 일"이라고 항변했다.
업체들 간의 이런 보조금 경쟁으로 이번 주말에 번호를 이동한 고객이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통사의 경우 이번 주말에 빠져나간 고객이 평소 주말보다 2배 가까이 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이통사 역시 방어 차원의 마케팅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경쟁사의 공세로 이탈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방통위의 과징금 조치에도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띠자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번호이동 시장이 다시 과열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방통위 규제 약발이 하루도 못간다"(업계 관계자)는 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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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30 09: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