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이 사람> 열정 빛나는 배우 여진구

posted Dec 2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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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로 주목받은 여진구

 

"맡은 역할에 한없이 빠져드는 배우 되고파"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도대체 이런 목소리는 어디서 왔을까? 들어본 적 없는 중저음의 탁한 듯 감미로운 목소리. 이런 형용 모순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십 대 소년이다.

 

연합뉴스 영화담당 기자들이 선정한 내년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스타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로 올해 영화 신고식을 치른 배우 여진구(16)다. 영화 제목처럼 '괴물' 같은 신인이다.

 

"'화이' 덕분에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상도 받았죠. 그만큼 많은 분이 관심을 두시고 있다는 뜻인데, 무척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는 '화이'로 올해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독식했다. 제34회 청룡영화상과 제33회 영평상에서 신인남우상을 받았다. 제50회 대종상에선 '화이'가 출품되지 않아 아쉽게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여진구의 장점은 독특한 목소리와 잘생긴 외모도 있지만 끊임없는 연습과 연기에 대한 열정이다. '화이'를 연출한 장준환 감독에 따르면 그는 좀 더 나은 감정을 위해 똑같은 장면을 10여 차례 반복해 찍기도 했다.

 

"아주 좋았어요. 드라마에선 시간이 부족해 찜찜하더라도 테이크를 많이 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화이'에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었어요. 현장에서 고민할 시간도 많았고요. 감독님의 요구에 따라 테이크를 많이 갔지만 지친 적은 없었어요. 똑같은 감정을 연기했다면 지쳤을 텐데, 할 때마다 감독님이 새롭게 주문했어요. 감독님이 세심하게 많은 걸 챙겼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지난해 빅히트한 TV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혜성처럼 등장한 연기자인 것 같지만 사실 그는 8살 때인 지난 2005년 영화 '새드무비'로 데뷔한 아역 출신 연기자다.

 

"어린 시절 TV를 보고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동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부모님에게 연기자가 되겠다고 했죠. 부모님은 흘려듣지 않으시고 '해보고 싶으면 해보라'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어요. 지금까지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으로 연기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해요."

 

지금은 스타덤에 올랐지만, 위기도 있었다. 미성의 소유자였던 그에게 변성기가 찾아오면서 그는 슬럼프에 빠졌다. 중학교 1년 때 찾아온 변성은 중3까지 계속됐다. 까끌까끌하고 거친 목소리는 그의 콤플렉스를 건드렸다.

 

"많이 헤맸어요. 목소리가 갈라지니까 거기에 집중하다 보니 감정전달이 잘 안 됐죠.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해를 품은 달'을 연기하고 있는데 제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해주시는 거예요. 기쁘기도 했지만 당황했습니다."

 

'화이'로 각종 신인남우상을 휩쓴 여진구

 

 

여진구는 드라마와 영화를 거쳐 현재 tvN의 시트콤 '감자별2013QR3'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트콤 출연은 그에게 또 다른 도전이다.

"드라마보다도 더 촬영 속도가 빨라요. 템포가 빨라서 조금 힘든 측면도 있지만, 시트콤이라서 그런지 웃을 일이 많아요. 재밌어요."

 

방송과 영화를 넘나들며 여러 장르에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그는 아직 십 대 소년이다. 아침 일찍 어머니가 깨워도 침대에서 꼼지락거리길 좋아하고 친구들과 농구와 축구를 즐기며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머지않은 장래에 대학 진학도 선택해야 하는 고교생이기도 하다.

 

"연기도 좋지만, 학생으로서의 학업도 포기하고 싶진 않아요. 전 배우를 할 것이기에 때문에 배우로서의 시간은 많이 남아있지만, 학생으로서의 시간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아쉬움이 많아요. 2학년 때는 좀 더 학업에 열중하고 싶습니다. 대학에 간다면 연기보다는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여진구는 갑오년 새해에 영화와 드라마에 도전할 예정이다. 시나리오와 각본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지만 신중하게 접근 중이다. '감자별'의 촬영이 길게는 내년 5월까지 예정돼 있어 그 이후가 될 공산이 크다.

 

"데뷔한 지 8년 됐지만, 진지하게 연기에 대해 고민한 건 3~4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모든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제가 맡은 역할에 한없이 빠져드는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온종일 배역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고, 몰입할 수 있는, 그런 배우 말이죠.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습니다."

 

"맡은 역할에 한없이 빠져드는 배우" 꿈꾸는 여진구

buff27@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29 06: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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