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앞바다서 화물선과 충돌…유독성 물질 유출 2차 피해 우려
선박 중앙 탱크 큰불 8시간 지속…선원 91명 구조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오수희 김선호 기자 = 부산 앞바다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을 가득 실은 케미컬 운반선과 시험 운전 중이던 대형 화물선이 부딪쳤다.
이 사고로 두 선박이 불에 타는 등 심하게 훼손됐지만 선원 91명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 화물선이 케미컬 운반선 측면 충돌
사고는 29일 오전 2시 15분께 부산 태종대 남동쪽 9.2마일 해상에서 일어났다.
28일 오후 9시 45분께 울산 미포항을 떠나 거제 홍도 쪽으로 시험 운전 중이던 바하마 국적의 화물선 그래비티 하이웨이(GRAVITY HIGHWAY·5만5천t·승선원 64명)호의 오른쪽 앞부분과 홍콩 국적의 케미컬 운반선 마리타임 메이지(MARITIME MAISIE·2만9천211t·승선원 27명)호 왼쪽 옆부분이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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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미컬 운반선 '불길 잡아라'
-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9일 오전 부산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가득 실고 운항 중이던 케미컬 운반선이 시운전 중이던 화물선과 충돌했다. 해경 소방정이 연기가 솟구치는 케미컬 운반선에 물을 뿌리고 있다. 2013.12.29. << 지방기사 참조 >> wink@yna.co.kr
케미컬 운반선은 유독성 화학물질 2만9천337t을 싣고 28일 오후 11시 울산항을 출항해 중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충돌과 함께 케미컬 운반선 왼쪽 중앙 3·4번 탱크에 큰 구멍이 나면서 불길이 치솟았다.
◇ 선원 91명 구조…인화성 물질로 8시간만에 큰 불길 잡아
신고를 받은 부산 해양경찰서는 경비정 16척, 해군 함정, 소방정, 헬기 등을 현장으로 보내 1시간여만에 케미컬 운반선 선원 27명을 모두 무사히 구조했다.
선원 64명이 타고 있던 화물선에도 앞부분에 불이 났으나 자체 진화됐다. 승선원을 그대로 태운 배는 인근 수리조선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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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미컬 운반선 '불길 잡아라'
-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9일 오전 부산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가득 실고 운항 중이던 케미컬 운반선이 시운전 중이던 화물선과 충돌했다. 해경 소방정이 연기가 솟구치는 케미컬 운반선에 물을 뿌리고 있다. 2013.12.29. << 지방기사 참조 >> wink@yna.co.kr
케미컬 운반선에는 살충제, 접착제 용도의 인화성이 강한 물질이 가득 실려 있어 폭발 위험 등으로 해경이 화재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선박에서 흘러나온 유독성 화학물질은 인체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진화 인력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사고발생 8시간만인 오전 10시께 큰 불길은 잡았지만 화학물질에 다시 불이 옮겨 붙을 가능성 탓에 포말과 물을 뿌리는 작업은 12시간 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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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화물질 가득한 운반선 '진화 어렵네'
-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9일 오전 부산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가득 실고 운항 중이던 케미컬 운반선이 시운전 중이던 화물선과 충돌했다. 해경 소방정이 연기가 솟구치는 케미컬 운반선에 물을 뿌리고 있다. 2013.12.29. << 지방기사 참조 >> wink@yna.co.kr
화학물질은 20여개의 탱크에 나눠 담겨 있는데 이 중 3·4번 탱크가 파손됐다. 3번 탱크에는 파라자일렌 2천300t, 4번 탱크에는 아크릴로나이트릴 2천150t이 적재돼 있었다.
파라자일렌은 합성섬유를 만드는 데 쓰는 화학물질이다. 또 아크릴로나이트릴은 합성 섬유나 살충제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강한 독성을 가진 물질이다.
해경은 유출된 화학물질이 대부분 불에 타 소실됐고 휘발성이 강해 해양 오염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케미컬 운반선 옆 부분에 8m 크기의 구멍이 나 두 동강 날 위기에 처했고, 선체도 옆으로 20도가량 기울어 침몰 가능성까지 있는 상황이어서 2차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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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부산 앞바다 대형 선박 충돌 화재사고
-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29일 오전 2시 15분께 부산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가득 실은 케미컬 운반선과 시험 운전 중이던 화물선이 부딪쳤다. 이 사고로 두 선박이 불에 타는 등 심하게 훼손됐지만 선원 91명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yoon2@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해경은 자체 동력을 잃은 케미컬 운반선이 침몰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해양 오염사고를 막기 위해 배에 남아 있는 유독물질을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싣고 연료를 빼낸 뒤 예인할 계획이다.
◇ 교신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듯
해경의 한 관계자는 "선수 쪽에서 접근하는 케미컬 운반선을 보고 충돌위험이 있다고 판단, 해상선박의 주요 교신수단인 VHF 무선전화기로 수차례 케미컬 운반선을 호출했으나 답이 없었다는 화물선 선장의 진술을 확보하고 운항 부주의 때문에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때 부산 앞바다에 4∼6m 정도의 파도가 일었지만 안개가 끼지 않아 덩치 큰 두 선박이 충돌을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경은 덧붙였다.
해경은 두 선박의 선장, 항해사 등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선장과 항해사를 상대로 한 해경 조사를 끝내면 사고 원인을 대략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사고 원인은 해양안전심판원의 정밀 조사가 끝나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29 15:4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