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고영진 경남도교육감

 

"미래교육재단 설립 등 보람…무상급식 차질 아쉬워"

"러닝메이트제, 교육이 정치에 종속될 우려 크다"

 

(창원=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고영진 경남교육감은 26일 "학교는 학생이 꿈

을 가꾸고 키워가는 곳이므로 교사는 학생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필요하고 학생은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믿음과 신뢰 열정과 존경이 하나 되는 경남교육을 만들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고 교육감은 새해에는 미래를 여는 창의·인성교육을 펼치고 건강하고 안전한 교육환경, 희망 주는 교육복지, 신뢰받는 교육행정을 이루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고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지난 4년간 경남교육을 이끌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 일선 교장 선생님들에게 최고경영자(CEO)가 되라고 강조해 왔다.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최고의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고 더 나은 내일, 학생들이 꿈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 주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장 선생님들의 자세가 바뀌고 있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경남미래교육재단 설립, 무상급식과 초등학교 6학년 무상 수학여행 시행, 호주 인턴십 제도 시행 등도 보람이 많은 사업이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무상급식 등이 차질을 빚고 비정규직 문제 등 고용문제와 관련해 도교육청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아쉬움을 남겼다.

-- 교육가족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교육에 종사하는 우리 교직원은 봉사하는 자리이다. 시대와 사회의 변화로 교육에 대한 역할과 기대가 늘어 교육하는 일이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지만 전력을 기울여 달라. 훌륭한 인재가 많이 배출되는 등 반드시 큰 결실을 볼 것으로 믿고 있다.

-- 일반고 경쟁력 강화 및 특목고 존치에 대한 견해는.

 

▲ 일반고 경쟁력 강화는 고등학교 간 서열화를 극복하고 학생들의 소질, 적성,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환영한다.

일반고 경쟁력을 높이려면 맞춤형 진로·직업 교육,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지원, 적정 규모 일반고 육성 정책 등이 필요하다.

정부가 발표한 일반고 역량강화 방안은 고등학교 서열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특목고 서열체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고교수준을 평준화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려면 특목고 정책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특목고와 일반고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법적·제도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 교육부의 중등교육정책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 2012년 현재 대학진학률 7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 등 최상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주입식, 암기식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학생들의 학업 흥미도 및 행복지수가 낮다.

점수 위주의 교육을 창의력과 인성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 탐색의 계기를 제공하는 새 패러다임으로 교육정책을 바꿔야 한다.

--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교육감 직고용 조례 제정에 합의한 이유는.

 

▲ 그동안 직고용 조례를 반대한 것은 학교 자율화 정책에 어긋나기 때문이었다.

노조 간부 간담회에서 의견을 수렴해 자율화 정책에 들어맞을 수 있도록 합의했고, 조례에 반대하던 도의회에서도 찬성해 그 결정을 존중했다.

--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의 '러닝 메이트' 논의에 대한 생각은.

 

▲ 도지사와 교육감의 공조가 잘된다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이 정치에 철저하게 종속될 우려가 크다.

-- 경남도 등의 무상급식 예산 삭감에 대한 생각과 대책은.

 

▲ 무상급식은 도민과 교육가족에게 대한 약속이다.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시행 마지막 해에 돈이 없어 더 많은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하지 못하게 돼 매우 안타깝다. 애초 계획한 대로 무상급식 확대 계획을 추진하려고 국회에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교부율을 5% 인상해 달라고 요구해 놓고 있다.

경남도와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예산확보에 온 힘을 다하겠다.

 

shch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26 07:3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