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섬' 작가 마이클 케나, 한국 법정에 선다

posted Dec 25,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Pine Trees, Study 1, Wolcheon, Gangwondo, SouthKorea, 2007
 
 

공근혜갤러리가 대한항공에 제기한 3억원 손배소송 증인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강원도 삼척의 잔잔한 바다, 길게 늘어선 모래톱 위에 위치한 소나무로 덮인 작은 섬. 이 섬이 '속섬'이라는 본래 지명보다 '솔섬'으로 더 유명해지고 출사지로 주목받게 된 것은 단 한 장의 흑백 사진 덕분이다.

'솔섬' 사진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가 다음 달 국내 법정에 증인으로 선다.

 

25일 케나의 한국 에이전시인 공근혜갤러리에 따르면 새 전시회로 방한하는 케나는 내년 1월1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제13민사부 심리로 열리는 손해배상 청구소송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앞서 공근혜갤러리는 지난 7월 대한항공의 2011년 광고가 케나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대한항공을 상대로 3억원의 손배 소송을 냈다.

 

공근혜갤러리는 소장에서 "광고에 쓰인 사진이 케나의 '솔섬'과 너무나도 유사해 한눈에도 모방 내지는 표절임을 알 수 있다"며 "대한항공이 모방작을 공모전에서 뽑은 뒤 이를 광고에 악의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것은 대한항공이 2011년 8월 '우리(에게만 있는)나라'라는 문구와 함께 방영한 광고 '솔섬 삼척편'.

 

해당 광고는 케나의 '솔섬'과 같은 섬을 컬러로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제작됐는데 이 사진이 '솔섬'과 유사한 구도를 담고 있어 논란이 됐다.

 

공근혜갤러리는 "물에 비친 솔섬을 통해 물과 하늘과 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앵글은 쉽게 잡을 수 없는 가장 핵심적인 작품 내용"이라며 "케나의 사진전을 열려다 무산된 대한항공 측이 모방작으로 광고를 했다"고 강조했다.

 

공근혜갤러리 측에서 소장에서 마이클 케나의 '솔섬'과 대한항공 광고에 사용된 사진의 앵글이 유사함을 밝히고자 비교한 사진. <<공근혜갤러리 제공>>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케나 이전에도 많은 사람이 솔섬 사진을 찍어왔고 '물에 비친 솔섬을 통해 물과 하늘과 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앵글'은 기존에 알려졌거나 알려진 표현을 쉽게 변경해 적용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 측에서 "공근혜갤러리는 작품 판매권만 가지고 있지 소송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자 아예 직접 작가가 법정에 서기로 한 것.

 

공근혜갤러리 공근혜 대표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국내에서는 작가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며 "저작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아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한편 케나는 내년 1월10일부터 공근혜갤러리에서 '동방으로의 여행'(Journey to the East)이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열고 최근 2년간 한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촬영한 신작 50여점을 소개한다.

 

전시회에는 홍도와 흑산도, 가거도, 증도 등 각양각색의 섬이 지닌 빼어난 풍광과 물 빠진 김 양식장의 늘어선 나무 장대 등 전남 신안군의 초청을 받아 2011년부터 집중적으로 작업한 신안 사진들이 전시된다.

 

Cracked Pier, Haeui-do, Shinan, South Korea. 2013
 

2011년 촬영한 '솔섬 3'이 국내 전시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며 전세계 팬에게 가장 인기를 얻었던 일본의 홋카이도(北海道) 시리즈와 중국 윈난(雲南)성의 계단식 차밭을 촬영한 최신작을 선보인다.

 

전시 개막에 맞춰 작가와의 대화와 사진집 발간 기념 사인회도 열린다.

 

작가는 방문 기간 옛 서울의 모습을 간직한 서울 성곽을 방문해 집중 촬영할 계획이다. 전시는 내년 2월23일까지. 입장료 3천원. ☎ 02-738-7776.

hanajj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25 08:00 송고


Articles

397 398 399 400 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