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진 육상연맹회장 "올림픽 메달 일궈보겠습니다"

posted Dec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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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육상경기연맹 회장(연합뉴스 DB)
오동진 육상경기연맹 회장(연합뉴스 DB)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서 트랙·필드 첫 메달 도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육상의 불모지' 한국이 하계올림픽에서 메달이라는 값진 수확을 얻을 수 있을까.

 

냉정하게 말해 메달은 고사하고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조차 양손에 꼽기 어려운 게 한국 육상의 현주소다.

 

이렇듯 낙관보다는 비관이 우세한 한국 육상의 앞날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떠오르고 있다.

 

남자 110m 허들의 김병준(22·포항시청),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진민섭(21·부산은행),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17·충남고)이 침체에 빠진 한국 육상에 활기를 불어 넣을 주인공이다.

 

대한민국 육상의 총수인 오동진(65)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은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세 선수를 앞세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메달을 일궈보겠다"고 원대한 목표를 밝혔다.

 

한국 육상은 황영조(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이봉주(1996년 애틀랜타 은메달) 두 마라토너를 내세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냈을 뿐 트랙·필드에서는 아직 열매를 맺지 못했다.

 

기대주인 세 선수 중 한 명이라도 시상대에 서면 한국 육상에 새 역사가 열린다.

 

2009년부터 2013년 초까지 4년간 임기 1기를 채운 뒤 다시 4년 임기의 회장에 연임한 오 회장은 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올림픽에서 이변을 일으키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2005년부터 3년간 삼성전자 북미사장을 지내며 판매율 1위 신화를 개척한 산업 역군답게 육상에서도 괄목할만한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오 회장은 임기 1기 때 범한 시행착오에 대해 과감하게 인정했다.

 

김국영(22·안양시청), 박봉고(22·구미시청) 두 단거리 유망주를 미국으로 훈련 보내고 대표팀을 유럽에서 열리는 전지훈련에 파견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나 오래 이어지지 못하고 '일회성 이벤트'에 그친 것에 따른 자기반성이다.

 

그는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대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대회가 잇달아 열린 터라 당장 성적을 내려고 단기 처방에 의존했을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런 측면에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3년 앞두고 결정한 김병준, 진민섭, 우상혁 메달 프로젝트는 준비 기간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발전방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 회장은 "진민섭과 우상혁은 세계청소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본 선수"라며 "세계적인 선수로 커 나갈 자질을 갖춘 김병준까지 세 선수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육상센터 지도자들과 꾸준히 접촉해 기량을 끌어올리도록 꾸준히 지원할 참"이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안드레아스 벰(미국·허들), 퍼즈 아메드(영국·높이뛰기), 댄 패프(단거리·멀리뛰기), 카리 이하라이넨(창던지기·핀란드) 등 세계적인 지도자와 한국 선수를 잘 아는 해외 지도자가 선수들을 일대일로 지도하는 '멘토링 시스템'을 정착시킬 예정이다.

 

오 회장은 "정식 코치 계약은 물론 올림픽까지 유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투자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해외 지도자들에게만 맡길 수 없는 만큼 국내 지도자를 번갈아 국제 대회와 훈련지에 보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연맹은 지도자 육성프로그램도 마련할 참이다.

 

오 회장은 "한국 육상에 열성적인 지도자 5명만 나와도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며 지도자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임기 2기째를 맞아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창조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오 회장의 각오는 차분하면서도 단호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를 이끄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CEO)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데 골몰합니다. 언젠가는 한국 육상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저와 연맹 집행부도 그런 심정으로 뒷받침하겠습니다. 한국 육상의 기본 틀을 세운다는 생각으로 그간의 관행을 모두 뒤집어볼 생각입니다."

 

cany9900@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24 07:5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