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보복 소비자의 날, 유통가 비상

posted Mar 14,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국 사드보복 소비자의 날, 유통가 비상

 

중국 사드 보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315일이 다가오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날인 이날은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뿐 아니라 국내 유통가와 관광업계 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중국의 직간접 규제 조치는 국내 업체들에게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관영 방송사인 CCTV15일 오후 8(한국시간 오후 9) 경제채널을 통해 소비자 고발프로그램인 3.15완후이를 방영한다. 이 방송은 CCTV와 정부 관계부문이 함께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상당하다.

 

완후이 방송의 시청률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으나 춘제 완후이(춘절 특별 프로그램)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춘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7%대인 점을 감안했을 때 최소 1억명 이상이 생방송으로 해당 방송을 본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는 중국인들까지 합치면 파급력은 예상외로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어떤 기업들이 3.15완후이에 언급될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언급 가능성이 높은 산업군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지 언론 및 전문가들에 따르면 Δ전자상거래업체 Δ웨이상(위챗이나 웨이보로 상업활동을 하는 업체) 업체 Δ고가의 화장품·가방·고급 자동차 등 외국계업체 Δ환경보호 이슈와 관련된 기업 등을 유력하게 꼽고 있다.


ohkd.jpg

 

그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의 식품안전관리법 강화에 발맞춰 식품업체가 언급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의 우려가 커진다. 이 방송에서는 매년 최소 한 곳의 외국계 업체를 지목해왔기 때문이다. 2011년 금호타이어를 비롯해 2012년 까르푸와 맥도널드, 2013년 폭스바겐과 애플, 2014년 니콘 등이 대표적이다. 당국의 감시망에 들어온 업체들의 경우 시장점유율, 매출, 기업이미지 등에 큰 타격을 받는다. 올해의 경우 사드 보복과 맞물려 롯데가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중국에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를 비롯해 제과·화학·관광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들로 중 당국이 소비자 권익을 내세워 롯데에 대한 압박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중국은 소방법 등을 문제 삼아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 절반이 넘는 55개 매장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또 중국 내에서 사드 배치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만큼 정부 차원의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롯데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징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리 감독이나 소방, 위생 점검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한국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반롯데운동 혹은 롯데 불매운동 등을 외치던 웨이보 등 온라인상에서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유통가가 315일을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당국이 15일을 기해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려서다. 중국 국가여행국은 지난 2일 각 여행사에 지침을 내려 한국으로 가는 단체관광 상품, 인센티브 관광 상품, 크루즈 여행 상품을 모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개별 관광객을 위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여행사도 포함되면서 한국 방문객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개별 관광객인 싼커 방문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에도 사드 배치를 결정한 한국에 대한 압박 조치 일환으로 단체관광객 20%를 줄인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인센티브 여행이나 개별 관광객을 위한 상품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고 일반 단체 관광객 규모만 줄어드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 이번의 경우 베이징과 일부 지역의 여행사를 통한 모든 여행 상품이 금지되는 만큼 피해 범위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인의 한국 방문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을 지나면서 최고 성수기인 7~8월까지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월간 약 60~70만명이 입국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체 한국 방문 관광객의 약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은 면세점이다. 일단 면세점 매출의 70%는 중국인에서 발생한다. 신규면세점의 경우 방문객 가운데 최대 90%가량이 단체관광객일 정도로 중국인 비중이 높아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크루즈 관광객이나 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중이 높은 제주도의 경우 충격이 현실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제주 시내면세점 방문객은 눈에 띄게 줄었고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인바운드 여행사가 문을 닫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기존 한국 관광상품을 예약한 고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3월을 제외하고 4월 이후의 상황이 우려된다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았던 만큼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묵는 호텔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 당국의 관광 제한 조치가 나온 이후 이들 호텔의 예약 취소율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15일 이후부터는 예약 규모가 아예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닷컴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