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바그다드 17차례 방문…실무협상 진두지휘
"인내하고 또 인내하고…어떤 일 있어도 포기 말아야"
(두바이=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마세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이라크와 T-50 고등훈련기를 기반으로 개발한 국산 경공격기 FA-50 24대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12일 그동안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한 최상열 KAI 상무는 이라크 진출을 도모하는 한국 기업 관계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최 상무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라크 정부와 국민들은 한국과 한국기업에 우호적"이라면서 "고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인내하고 꾸준히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1년 4월 누리 알말리키 총리의 방한 당시 사천 공장 방문을 계기로 시작된 수주 활동은 같은 해 7월 이라크 공군사령관을 단장으로 한 평가팀이 내한, 우리 공군의 T-50 운영기지를 방문하면서 급진전했다.
같은 해 11월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계약위원회에 제안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 이래 그가 이라크를 찾은 횟수는 지난 2년간 17차례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이라크가 경쟁 기종인 체코 아에로사의 L-159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는 일부 외신 보도가 나왔을 때가 협상 기간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었다는 그는 "그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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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경공격기 FA-50 24대 이라크 수출…21억弗 규모
- (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이라크에 국산 경공격기인 FA-50(이라크 수출 모델명 T-50IQ) 24대를 수출한다. 수출 규모는 기체와 조종사 훈련, 후속 군수지원 등을 모두 포함해 21억 달러(한화 2조2천121억원) 이상으로, 우리나라 항공수출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되게 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하성용 사장과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12일 오전 10시(현지시각)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총리실에서 FA-50 24대를 이라크에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FA-50의 훈련 모습. 2013.12.12 <<한국항공우주산업>> zjin@yna.co.kr
최 상무는 "그러나 우리는 고객을 믿고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꾸준히 접촉을 시도해 마침내 이라크로부터 계속 (협상을) 진행하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이라크 국방부와 공군의 특성상 접촉에 많은 제한이 있다"면서 "이라크 측 담당자와 개별 접촉은 물론 이메일과 전화 통화 역시 현지의 우리 공관을 통해 이라크 국방부의 공식 허락을 받아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군용기는 개인이나 한 회사의 능력으로 수출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며 "김현명 대사를 비롯한 주이라크 대사관 직원과 방위사업청과 공군 관계자들의 지원이 이번 계약 체결에 절대적인 도움이 됐다"고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FA-50의 이라크 수출 성사를 계기로 중동 시장에 진출, 또 다른 고객을 창출할 원동력을 얻은 게 성과라는 그는 "내 목표는 100대 수출"이라면서 "이제 첫발을 내디딘 만큼 다음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 또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12 17: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