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공존문화 자리 잡아…인종차별 상처없는 세대, 주역 성장"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이윤 한국대사는 넬슨 만델라가 타계했지만, 남아공 국민이 만델라가 남긴 위대한 유산, 관용과 화합의 정신을 받들어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만델라 타계 후 남아공의 장래가 불안해 질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지난 2011년 부임한 이 대사는 "민주정부 수립 후 20년이 지나면서 남아공에서는 흑백이 함께 하는 공존의 문화가 자리 잡았다"며 "남아공은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서 흑과 백이 서로 필요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남아공의 인종관계연구소(IRR)도 일부 우려와 달리 만델라의 죽음이 인종관계를 불안정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는 것이다.
이 대사는 또 높은 실업률, 극심한 빈부격차, 빈발하는 범죄와 사회 불안 등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종차별의 상처가 없어 당당하고 자유로운 '본 프리'(born free) 첫 세대가 성년이 돼 사회의 주역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사는 만델라가 남아공 국민에게 지니는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자 만델라가 지닌 여러 덕목을 복합적으로 제시했다.
만델라는 올바른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 앞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줬으며 나와는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고 가해자를 용서하는 관용의 정신을 실천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 욕심을 버리고 남을 배려하는 절제 등이 만델라가 평생 실천한 삶의 방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델라는 남아공 국민에게 역사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며 남아공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제시해 준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남아공이 아프리카 대륙 경제를 이끄는 선도국이자 풍부한 자원뿐 아니라 금융과 서비스업이 발달한 성숙한 산업구조로 되어 있다며 아프리카 교통, 무역, 에너지의 중심지인 허브 국가인 만큼 남아공의 장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한국기업들이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매년 2만명의 한국인이 남아공을 방문하고 1만명의 남아공 국민이 한국을 방문한다며 특히 매년 800명의 남아공 영어교사가 한국을 방문해 양국 간 문화교류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대사는 양국 간 정상급 교류가 이뤄지고 있고 경제적 교역 규모도 지난해 43억 달러에 이르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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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8 09: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