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덮친 미세먼지…천식·심장 환자에겐 '심각'

posted Dec 05,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늘도 중국발 미세먼지
오늘도 중국발 미세먼지
(영종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5일 오전 영종대교에서 차량들이 안개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일 서풍을 타고 날아온 중국발 오염물질이 안개와 겹쳐 대기 중에 오래 머물면서 이날 오전에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다. 2013.12.5 uwg806@yna.co.kr

 

 

마스크 사용하고 수분 섭취 늘려야…돼지고기 효과는 불확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중국에서 날아온 지름 10㎛ 이하의 미세먼지가 며칠째 전국 하늘을 뒤덮자, 호흡기 건강에 대한 시민의 불안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사용과 수분 섭취를 권하고, 특히 폐 기능이 약한 천식·비염 환자나 심장 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되면 심장·호흡기 질환↑

자동차 배기가스를 통해 주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황산염·질산염·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이뤄져 있다.

물질 자체의 독성뿐 아니라 미세먼지의 더 큰 문제는 입자 크기이다.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몸 안에 들어온 먼지는 1차로 코털, 2차로 기관지의 섬모(털)를 거치면서 걸러진다. 그러나 미세먼지(지름 10㎛ 이하)와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의 크기는 각각 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 30분의 1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코털이나 기관지를 통해 여과되지 않고 바로 폐포에 흡착될 가능성이 크다. 또 이렇게 한 번 폐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계속 남게 된다.

이렇게 기관지나 폐에 쌓인 미세먼지는 결국 코나 기도 점막에 자극을 줘 비염·중이염·기관지염·후두염·천식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또 미세먼지의 독성물질이 모세혈관에 유입되면 혈액의 점도(끈끈한 정도)가 커져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혈관계 전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김수영 을지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고 화석연료의 연소를 통해 발생하는 만큼 많은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며 "장시간 노출되면 심장질환과 호흡기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고, 면역력이 약한 미취학 아동이나 노약자·임산부, 심장·호흡기 질환자는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농도 미세먼지....마스크 착용한 경찰
고농도 미세먼지....마스크 착용한 경찰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중국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를 하고 있다. 2013.12.5 utzza@yna.co.kr

 

 

주영수 한림대성심병원 직업환경의학교과 교수도 "정상인에게는 가벼운 자극에 불과할 수 있지만, 비염·천식 등 기도질환이나 만성 폐질환 등으로 폐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대개 콧물·재채기·코막힘 증상이 심해지거나 기침과 객담(가래)이 늘고 심하면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황사용' 마스크 쓰고 물 많이 마셔야…돼지고기 근거 뚜렷하지 않아

 

미세먼지를 피하려면 무엇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시간당 평균 200㎍/㎡ 이상이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120㎍/㎡ 이상인 경우에는 호흡기·심장 질환이 없는 일반 국민도 모두 실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일반 면 마스크가 아닌 '황사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라 황사 마스크는 지름 0.04~1.0㎛ 먼지를 80% 이상 제거해야만 허가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초미세·미세먼지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황사용 마스크는 보통 일회용이라 빨아서 다시 쓰면 효과가 떨어진다.



 

<그래픽/> 서울시 시간대별 평균 미세먼지 추이
<그래픽> 서울시 시간대별 평균 미세먼지 추이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서울시는 5일 오후 4시를 기해 사상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날 지름 2.5㎛ 이하의 미세먼지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오후 4시 기준으로 93㎍/㎥를 기록해 주의보 발령 기준을 훨씬 넘겼다. jin34@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외출 후에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특히 호흡기관인 입과 코는 물로 자주 헹궈주는 것이 좋다.

물을 자주 마셔 수분 공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기관지 등 호흡기 점막이 유해물질을 가래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맡는데, 수분이 충분해야 점막이 마르지 않고 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수영 교수는 "천식 등 기관지 질환에 효과가 있는 배즙을 먹거나 기관지 확장 기능의 테오필린(theophyline) 성분이 많은 녹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중에는 돼지고기 지방이 입과 기관지에 붙은 미세먼지를 씻어 준다는 속설이 있으나 아직 효과를 뒷받침할만한 뚜렷한 근거는 없다.

지방 섭취가 많은 동물군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염증 반응이 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오히려 고지방 음식을 많이 먹으면 지용성(기름에 녹는 성질) 유해물질의 체내 흡수를 늘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이다.

shk999@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5 16:20 송고


Articles

407 408 409 410 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