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화상 딛고 이화여대 합격…中 동포 최려나

posted Dec 0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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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화상 딛고 이화여대 합격한 최려나씨
전신화상 딛고 이화여대 합격한 최려나씨
(서울=연합뉴스) 초등학교 4학년 때 가스 폭발사고로 전신에 화상을 입었던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인 조선족 최려나 씨가 사고 10년만에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에 합격했다. 사고로 전신 95%에 화상을 입은 최씨는 그동안 30여차례 수술을 받으며 집과 병원만을 오가다 지난해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지난 4월대입검정고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2013.12.4 << 재외동포부기사 참조. 최려나씨 제공 >>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초등학교 4학년 때 가스 폭발사고로 전신에 화상을 입었던 중국 동포 여성이 이화여대에 합격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인 조선족 최려나(21) 씨는 최근 이화여대로부터 영어영

문학과 합격 통보를 받았다.

 

지난 2003년 어머니를 도우러 부엌에 들어갔다가 가스 폭발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지 10년 만의 일이다.

 

당시 최씨는 어머니를 잃고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전신 95% 화상을 입어 걸을 수 있게 되는 데만 2년 가까이 걸릴 정도로 크게 다쳤다.

 

사고 전 깜찍한 외모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방송부에서 활동하며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던 최씨는 이후 10년간 병원과 집만을 오가야 했다.

 

치료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윤낙 천진광장 발행인 등 주변의 도움을 받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30차례가 넘는 수술을 견뎌냈고 지난해에는 검정고시를 치르겠다고 결심했다.

 

 

텐진(天津) 한국국제학교 교사와 유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최씨를 가르쳤고 올해 초부터는 아예 한국으로 와 가톨릭계 평생교육학교에 입학,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늦게 시작한 공부라는 생각에 새벽녘까지 책을 놓지 않은 최씨는 지난 4월 치러진 대입검정고시를 800점 만점에 756점, 평균 94.5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합격 통보를 받은 최씨는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감사한 일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학교에 합격해 혹시 내가 꿈을 꾸는 건 아닌지 믿기지 않는다"며 "누구보다 가슴 졸이며 기다린 가족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웃었다.

 

최씨는 합격을 마음껏 기뻐할 새도 없이 피부 이식 부위의 상태가 악화돼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입학 전 또 한 번의 수술을 앞두고 있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물심양면으로 그를 지원한 이윤낙 발행인, 대학 입시 원서를 쓰는 과정에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 이지선 씨, 중국에서 그의 검정고시를 도운 인연으로 한국에서도 그를 도와준 김진희 세현고등학교 교사 등 수많은 이가 최씨의 '수호천사'다.

 

"좋은 소식을 가지고 중국에 있는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돼 행복하고 감사해요. 제가 학교에 다니는 모습이 아직은 상상이 잘 안 되지만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지금까지 그랬듯 당당하게 잘 이겨낼 거예요. 저를 응원하고 저의 미래를 기대하는 많은 사람이 있으니까요."

 

 

chomj@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4 11:5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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