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오리어리 사장 "아일랜드 법인세율 12.5%"
"삼성·LG·현대·기아, 아일랜드서 브랜드 인지도 높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아일랜드만큼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없습니다. 한국기업도 꼭 아일랜드에 와서 그 혜택을 누리길 바랍니다."
배리 오리어리(Barry O'Leary) 아일랜드 투자진흥청 사장이 아일랜드에서 출발하는 직항이 없어 경유를 해야만 하는 한국까지 먼길을 찾아왔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기업 관계자를 만나 아일랜드가 얼마나 매력적인 투자처인지 직접 설명하기 위해서다.
2일 주한아일랜드대사관에서 만난 오리어리 사장은 "이번에 한국 기업과 미팅을 마칠 때마다 한국 기업이 아일랜드로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일랜드 경제에 실익을 가져다주는 기업을 유치하고 싶다"며 자본집약적인 산업,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제조업, 연구개발(R&D) 분야, 공유 서비스
업을 전문으로 하는 외국기업 유치를 희망했다.
오리어리 사장은 "삼성, LG, 현대·기아자동차는 아일랜드 소비자 사이에서 굉장히 유명한 브랜드이며 시장점유율도 우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아일랜드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높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이 아일랜드에 진출한다면 이미 아일랜드에 들어와 있는 구글·애플·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인텔·트위터 등 내로라하는 전 세계 유수 기업과 협업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리어리 사장은 아일랜드가 매력적인 이유로 최저 수준의 명목법인세율(12.5%)을 꼽았다. 한국(24.2%)이나 미국(35%)과 비교하면 기업이 받게 되는 세제혜택이 현저히 높은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일랜드는 35세 이하 청·장년층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50.4%)을 차지할 만큼 인재풀(pool)이 풍부하고, 5억 경제인구를 자랑하는 EU(유럽연합) 가입국으로서 개척할 시장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현재 아일랜드에 진출해있는 한국 기업은 산업은행, 두산인프라코어[042670] 그리고 웹진 등 3곳뿐이다. 과거에는 한국의 섬유·방직회사 등 다양한 기업이 진출했으나,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면서 하나 둘 아일랜드를 떠나버린 상황이다.
유로존 금융위기가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한국 기업이 아일랜드에 투자했다가 수익을 내지 못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묻자, 오리어리 사장은 "최근 경기 둔화를 심하게 겪긴 했으나 아일랜드 경제는 기본적으로 튼튼하다"고 반
박했다.
그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로 건설업에만 의존하던 아일랜드 경제가 휘청거렸다"며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거치며 아일랜드는 수출중심형 국가로 변모해 경제가 차츰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아일랜드는 지난 2010년부터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트로이카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부채 더미에 올라섰으나, 오는 15일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조기 졸업할 예정이다.
1969년 설립된 아일랜드 투자진흥청은 아일랜드에 외국인 투자와 외국 기업 진출을 유치하고 해당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이다. 우리나라 코트라(KOTRA)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아일랜드 투자진흥청은 미국·유럽 외에 중국·인도·일본·싱가포르·한국 등 전 세계에 19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1천개가 넘는 외국 기업이 아일랜드 투자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아일랜드에 회사를 설립했다.
지난 1월 서울에 문을 연 아일랜드 투자진흥청 한국지사는 지금까지 100개가 넘는 대·중·소기업과 접촉해왔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지만, 많은 한국 기업이 아일랜드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아일랜드 투자진흥청 측의 설명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2 06: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