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결산- ① '스틸타카' 포항의 근성…뒷심 부족 울산

posted Dec 0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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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구 내년 2부 강등 수모…강원은 상주와 1부 생존 '막판 싸움'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지난해 프로축구의 화두가 한차례 연패도 허용하지 않은 FC 서울의 '위기관리 축구'였다면 올해는 단연 '토종군단' 포항 스틸러스의 잘 짜인 '스틸타카' 축구로 집중된다.

 

포항은 1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40라운드 그룹A(상위 스플릿)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원일의 극적인 결승골을 앞세워 6년 만에 K리그 정상을 되찾았다.

 

이 경기에 앞서 선두 울산에 승점 2가 뒤진 포항은 90분 내내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울산의 수비진을 괴롭혔고, 무승부의 기운이 무르익으면서 울산에 우승 트로피를 내줄 뻔했지만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덕분에 결승골을 꽂으며 '역전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 시즌 국내 선수로만 팀을 꾸린 포항은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많은 경쟁팀을 상대로 조직력을 앞세운 정교한 패스를 구사해 스페인 축구의 화려한 패스 축구인 '티키타카'를 빗댄 '스틸타카'라는 칭송을 받으며 선두권을 유지했다.

시즌 막판 강력한 수비력을 앞세운 울산의 '철퇴 축구'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지만 강력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마침내 '역전 우승'의 극적인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그룹B에서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강등권 탈출 싸움이 펼쳐진 끝에 대구FC와 대전 시티즌이 나란히 13위와 14위에 머물러 내년 시즌 챌린지(2부리그) 강등의 고배를 마셨다.

 

시즌 초반 최하위를 면치 못하며 강제 강등이 유력했던 강원FC는 시즌 막바지 김용갑 감독 부임 이후 팀 분위기가 되살아나면서 12위를 차지해 챌린지(2부리그) 우승팀인 상주 상무와 승강 플레이오프(1차전 4일, 2차전 7일)에 나서는 기적을 일궈냈다.

 

◇ 포항의 저력 '결국은 공격이 수비를 이긴다'

모기업의 지원 부족 때문에 외국인 공격수 영입을 포기한 포항은 고육지책 끝에 국내 선수만으로 팀을 꾸리면서 '토종군단'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시즌 초반만 해도 우승 후보 대열에 명함을 제대로 내밀지 못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상황은 정반대였다.

 

황선홍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겨울 전지훈련 동안 짧은 패스를 앞세운 조직력 축구로 팀을 무장했고,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서울과 2-2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무려 11경기 연속 무패(6승5무)의 돌풍을 이어갔다.

 

이명주·고무열로 대표되는 '젊은 피'와 노병준·박성호가 이끄는 '백전노장'의 환상적인 조화가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포항은 이번 시즌 연패를 단 한 차례만 허용할 정도로 위기관리도 뛰어났다.

 

포항은 38경기를 치르는 동안 63골을 터트리고 38골을 허용하는 경제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경기당 1.66골로 울산과 함께 14개 구단 가운데 최고 득점력을 달성했다. 최저 실점을 달성한 '철퇴축구' 울산(37실점)보다 1골만 더 내줬을 뿐이다.

 

반면 '꺽다리' 공격수 김신욱의 화끈한 득점포와 중앙 수비 콤비인 김치곤-박동혁의 '철옹성 수비'를 앞세운 울산은 10월부터 주요 선수들의 부상으로 잠시 주춤한 포항을 2위로 끌어내리고 두 달 가까이 선두행진을 펼쳤지만 끝내 뒷심 부족에 땅을 쳐야 했다.

 

특히 김신욱과 하피냐가 최종전에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생긴 공격의 구멍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 채 수비에만 의존하다가 포항의 끊임없는 공격 축구에 덜미를 잡혀 다잡은 우승 트로피를 놓치고 말았다.

 

이밖에 전북 현대와 FC 서울은 시즌 초반부터 주전급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이 이어지면서 정규리그 3,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서울은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동반 우승을 노렸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기록만 남긴 채 시즌을 마감했다.

 

'인민 루니' 정대세를 앞세워 흥행몰이와 상위권 탈환을 노린 '만년 우승 후보' 수원 삼성도 5위의 성적에 그쳐 아쉬움만 깊게 남겼다

 

◇ 대구·대전 2부리그 '동반 추락'

이번 시즌 정규리그 26라운드까지 치른 뒤 상·하위 팀으로 나뉜 스플릿 시스템에서 대구FC와 대전 시티즌이 2부리그 강등의 고배를 마셨다.

 

대전은 6월 23일 최하위로 추락한 이후 단 한 차례도 '꼴찌 탈출'에 성공하지 못했고, 대구도 시즌 초반부터 12∼14위를 오가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13위에 머물러 대전과 함께 강제 강등의 철퇴를 맞았다.

 

그나마 강원FC는 최하위를 전전하다 시즌 막판 김용갑 감독 부임 이후 되살아나면서 12위를 기록, 챌린지(2부리그) 우승팀인 상주 상무와 1부리그 생존을 놓고 마지막 혈투에 나서게 된 게 다행이다.

 

K리그에서 역대 최다인 7회 우승을 달성한 '전통 명가' 성남 일화는 상위 스플릿에 살아남지 못했지만 하위 스플릿에서 실력 발휘를 하며 하위 스플릿 최고 순위인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성남 일화는 다음 시즌 성남시민구단(가칭)으로 재탄생하게 돼 25년 구단 역사를 마감했다.

 

horn90@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1 18: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