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대통령 조건없는 퇴진 선언때까지 퇴진운동“ 선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5일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조건없는 퇴진을 선언할 때까지 저는 국민과 함께 전국적인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하야’압박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모든 야당과 시민사회, 지역까지 함께 하는 비상기구를 통해 머리를 맞대고 퇴진운동의 전 국민적 확산을 논의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고 "다른 대권주자들과 힘을 모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추천 총리로의 전권 이양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대통령의 2선후퇴를 요구해왔던 문 전 대표가 퇴진운동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4일 언급한 '중대결심'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퇴진이 우리나라를 살리는 길이라는 점에서 (문 전 대표와)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SNS에서 "환영한다"고, 이재명 성남시장도 "국민 뜻에 부응하는 결단으로, 함께 손잡고 싸워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전 대표는 회견에서 "이제 민심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약관화해졌다. 광화문 광장에서 쏟아진 '이게 나라냐'라는 국민의 통탄은 대통령의 하야만으로는 치유될 수 없는 절망감의 표현"이라며 "대통령 퇴진을 넘어 시대를 교체하고 나라의 근본을 확 바꾸라는 준엄한 명령이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주권이 바로 서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자는 국민의 합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대통령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싶었지만 박 대통령은 저와 우리 당의 충정을 끝내 외면했다"며 "오히려 졸속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하는 등 권력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채 민심을 거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대한민국은 과거와 결별하고 국가를 대개조하는 명예혁명에 나서야 한다"며 "부패와 특권을 대청산하고 '흙수저' '금수저'가 따로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 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저력과 성숙한 민주의식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지금은 탄핵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지만 박 대통령 스스로 하야를 결단하지 못해 탄핵 절차를 밟게 만든다면 그야말로 나쁜 대통령이 되는 길"이라며 "탄핵은 마지막 법적 수단으로 그런 단계에 가서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개헌과 관련해선 "그 필요성을 공감하지만 지금은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라며 "국면 전환을 초래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조기 대선과 관련, "제가 이해관계자라 말하기 어려운 대목"이라며 "대통령 퇴진이 결정되고 질서있는 방안이 논의될 때 함께 논의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영수회담을 추진하다 철회한 것과 관련, "오늘 저한테도 사과 전화가 왔다"며 "퇴진을 촉구하고 거부당하면 퇴진운동을 선언하는 정면승부의 길을 생각했던 것인데 여러 우려 때문에 취소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야권과 시민사회와의 공조를 더 촉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4·13 총선 직전 광주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발언에 대해 "호남 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 있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을 막고 정권교체의 희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적인 판단으로 했던 발언이었지만, 광주·호남의 지지가 없다면 대선도 포기하고 정치도 그만둘 것이라는 말씀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박대통령 퇴진, 하야, 탄핵은 공감하지만 마치 자신이 대통령이 된 듯 하면 곤란하다. 문대표도 착각하면 안된다. 아직 누가 문대표를 이 나라의 국가지도자로 여기나? 그는 지금 제1 야당의 지도자, 전대표일 뿐이다. 더민주가 더욱 질좋고 우수한 공당이 되며 정권을 차지하겠다면 반사이익만 바라지 말고 더욱 책임있는 수권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