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과는 다른 자수성가 벤처부호의 기업구조

posted Nov 2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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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넥슨 회장 << 연합뉴스 DB >>

 

 

네이버·넥슨·엔씨, 모기업 지분만 보유…일감·족벌 논란서 자유로워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자수성가로 1조원대 부를 일군 벤처 창업주들은 기업 지배구조에서도 기존 재벌과는 다른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재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자수성가형 1조원대 주식부호인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정주 넥슨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036570] 사장 등 3명이 오너로 있는 기업은 지배구조에 있어 기존 대기업집단과는 다른 형태를 보였다.

 

이들 3명의 기업인은 모두 지주사 역할을 하는 모기업의 지분만을 보유한 채 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나머지 계열사들에 대해서는 업무적인 연관성만 유지한 채 모두 계열 법인이 지분을 갖는 '독립적 책임경영 체제'를 취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물론 족벌경영 비판에서도 자유로운 구조다.

 

기존 대기업집단이 모기업은 물론 계열사 지분을 갖고 순환 출자고리로 연결해 일감 몰아주기와 지원성 대출 등을 통해 덩치를 불리며 대주주 사익편취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12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해진 의장이 오너인 네이버는 지난 8월 NHN엔터테인먼트[181710]를 분할해 현재는 종속회사인 일본법인 라인과 함께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의장은 이 중 모회사인 네이버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을 뿐 나머지 종속회사들에는 이 의장은 물론 이 의장 친인척의 지분이 전혀 없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업체인 일본법인 라인은 물론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네이버아이앤에스 등 13개사의 지분을 모두 네이버가 100%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수는 30대 재벌 그룹과 맞먹을 정도지만 영위 업종은 검색이라는 창업 당시의 큰 축을 벗어나지 않는다. 25개 계열사 중 10여 개는 해외법인과 모바일법인으로 네이버의 본업과 관련된 사업 다각화 성격이 강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 연합뉴스 DB >>

 

 

넥슨과 엔씨소프트 역시 네이버와 비슷한 기업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에서 연매출 1조5천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넥슨의 김정주 회장 역시 15개의 종속회사를 두고 있지만 지주사인 NXC 지분 48.5%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1994년 회사 창업 당시부터 사업에 참여했던 김 회장의 부인 유정현 이사도 NXC의 주식 21.2%만 보유하고 있다.

 

일본 상장 법인 넥슨도 61.8% 지분을 보유한 NXC가 최대주주다. 이어 넥슨이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넥슨코리아가 다시 넥슨네트웍스, 네오플, 게임하이[041140]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방식이다. 이들 계열사도 '게임' 업종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중국과 유럽 등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도 14개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지주회사 격인 엔씨소프트의 지분 9.95%만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국내 계열사는 엔씨소프트가, 해외 법인은 엔씨웨스트홀딩스가 대주주다. 엔씨웨스트홀딩스 역시 최대주주는 100% 지분을 가진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의 업종 역시 엔씨다이노스야구단을 제외한 대부분이 주력 사업과 연관되는 게임 관련 기업들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벤처기업 출신 기업인들은 회사가 재벌 못지않은 외형을 갖춰도 투명하고 단순한 지배구조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한 우물 파기'로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며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새로운 모범기준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jooh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29 06: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