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벤치에서 같이 뛰는 김주성·양동근

posted Nov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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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코트에서 같이 뛰지는 않지만 꼭 같이 뛰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역시 김주성(34·원주 동부)이고 역시 양동근(32·울산 모비스)이다.

 

국내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김주성과 양동근은 최근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주성은 9일 창원 LG와의 경기 도중 발목을 접질렸고 양동근 역시 16일 서울 SK 전에서 발목을 다쳐 전력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동료 선수들은 "벤치에 있어도 꼭 같이 뛰는 느낌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동부의 슈터 박병우는 24일 SK를 상대로 12연패를 끊은 뒤 인터뷰에서 "워낙 (김)주성이 형이 벤치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해줘서 꼭 같이 뛰는 것 같았다"고 말했고 모비스 문태영 역시 27일 고양 오리온스를 물리친 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얘기를 했다.

 

사실 동부나 모비스는 김주성과 양동근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팀이다.

 

동부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트리플 포스트'를 구상했다.

 

김주성(205㎝)과 이승준(205㎝), 허버트 힐(202㎝) 등 장신 선수 세 명을 동시에 기용해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힐이 '태업설'이 나돌 정도로 성의없는 플레이를 펼치다 부상으로 퇴출

당했고 김주성은 무릎과 발목 부상이 이어지면서 동부는 5승13패로 공동 9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자 팀의 주축인 김주성이 가만있지 않았다.

 

김주성은 발목 부상이 완쾌되지 않았는데도 22일 부산 KT 전에 출전을 자청하며 투지를 불살랐고 팀이 급기야 12연패에 빠지자 24일 SK 전을 앞두고는 선수단 전체 삭발을 제의했다.

 

"프로 데뷔 후 삭발은 처음"이라던 김주성은 SK와의 경기 내내 벤치에서 마치 응원단장처럼 동료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큰 동작으로 격려했고 결국 동부는 12연패를 끊고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동근 역시 마찬가지다.

 

모비스는 양동근이 다친 SK와의 경기부터 3연패에 빠지면서 주춤했지만 최근 2연승으로 살아났다.

 

양동근 역시 얼마 전 TV 중계에서 자신의 빈자리를 메우는 신인 이대성에게 몸동작을 곁들여 조언하는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나올 정도로 벤치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양)동근이의 득점력이 점차 올라오는 상황이었는데 부상을 당해 안타깝다"면서도 최근 2연승으로 한숨을 돌렸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라운드마다 6승 정도를 목표로 하는데 2라운드까지 달성했다"며 "양동근 정도 되는 선수는 언제 복귀할지 자신이 잘 조절할 것으로 믿고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여느 시즌보다 순위 다툼이 치열한 올해 프로농구에서 김주성과 양동근의 복귀 시점은 전체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emaili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28 10: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