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심판복 입은 천은숙 "심판은 외로운 직업"

posted Nov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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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13 KB국민은행 농구대잔치 첫날 경기가 열린 26일 경북 김천체육관.

 

남자부 상무와 명지대의 경기 심판을 맡은 사람은 1990년대 농구 스타였던 천은숙(44) 씨였다.

 

천 심판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등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실업 코오롱에서 현역 생활을 했고 이후 일본과 대만을 거쳐 대불대에서 2006년까지 선수로 뛰고 은퇴했다.

 

청솔중에서 2009년까지 코치를 맡았고 지난 시즌 국내 여자프로농구 해설을 한 천은숙 심판은 올해 2월 심판자격증을 따 협회 전임 심판으로 활약 중이다.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 해설, 심판까지 농구 관련 직업은 거의 다 거친 셈이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당시의 천은숙(오른쪽).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당시의 천은숙(오른쪽).

 

천 심판은 "농구와 관련된 일은 뭐든지 다 해보고 싶었다"며 "작년에 심판 관련 좋지 않은 소식도 있었기 때문에 내가 직접 심판을 맡으면서 그런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바꿔보려는 마음도 있었다"고 심판복을 입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박광호 대한농구협회 심판위원장은 "전임 심판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데 체력 관리를 잘하고 판정 능력도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천 심판은 "예전에 코치할 때와 심판이 돼서는 또 다르다"며 "아무래도 벤치에 있으면 자기 팀 것만 보기 때문에 심판이 불리하게 분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오심은 나올 수 있다"면서 "만일 그것 때문에 승패가 엇갈리는 상황이 나온다면 나 자신에게 매우 실망할 것 같아 매우 조심스럽다"고도 털어놨다.

 

또 "심판이 되고 나니 팀 관계자와 반갑게 인사만 해도 오해를 받기 쉽다"며 "어느 정도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하고 욕을 안 먹으려고 하지만 먹을 수밖에 없어서 외로운 직업인 것 같다"고도 말했다.

 

유소년 지도에도 남다른 관심이 있는 천 심판은 "여러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죽을 때까지 농구 관련 일을 하고 싶다"며 "다른 사람들 같으면 심판을 거의 그만둘 나이에 심판이 됐지만 좋은 심판이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maili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27 09:1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