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최순실, 미르-K스포츠 재단 진행상황 박대통령에게 수시 보고”
최순실 사태 키맨중 한사람인 고영태에 의해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최순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으며 재단 사업을 챙겨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검찰도 이런 정황을 포착해 두 재단 설립 및 운영의 최종 책임이 사실상 박 대통령에게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의 측근 고영태(40)는 최근 그의 지인 A 씨에게 “최 씨가 두 재단 일을 챙기면서 박 대통령에게 재단 운영과 관련된 내용을 보고했고, 보고서도 보내는 것을 봤다”고 밝혔다.
A 씨는 30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27일 검찰에 소환된 고 씨가 2박 3일간 조사를 받으면서 이런 내용을 소상히 진술했다”고 털어놓았다. A 씨는 “고 씨가 평소에도 ‘최순실이 박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하면서 보고하는 것을 봤으며, 특히 두 재단과 관련한 일은 최 씨가 각 재단에 심어 놓은 측근과 사무총장 등에게서 추진 사항을 취합한 뒤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했다’고 말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고 씨는 최순실의 회사인 더블루케이 한국법인과 독일법인의 이사를 맡으며 10년간 최순실 곁에서 일했지만 최근 사이가 틀어져 “최 씨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것”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고 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이 최 씨의 보고를 받고 직접 재단 업무를 챙기면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들과 정부 부처에 지시했다는 얘기가 된다.
검찰은 이 같은 고 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주말 전격적인 행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을 형사소추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안 전 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의 직권 남용과 최 씨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부터 입증할 계획이다. 고 씨는 이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도 “최 씨는 대통령과 가족 같은 사이로 보였다”라며 “최 씨가 추진하는 일이 다 이뤄지는 게 의아했지만 (대통령과) 수십 년을 같이 지낸 사람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