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시장에 매물 쏟아지는데 매수세는 '잠잠'

posted Nov 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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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청계천로 ㈜동양 본사 모습. <<연합뉴스DB>>

 

'신규 순환출자 금지'도 인수 어렵게 해…"외국자본 배 불릴 수도"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장기불황에다 계열사 매각으로 재무구조개선에 나서는 기업집단이 늘면서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의 끝이 확실히 보이지 않는데다 정부가 '신규 순환출자 금지'까지 추진하는 마당이어서 선뜻 사겠다고 나서는 기업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산업계에서는 내년부터 M&A시장의 불균형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외국계 자본들에 국내 알짜기업들이 넘어가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제2의 동양사태'를 우려하는 금융감독당국과 채권은행들의 요구에다 대기업집단의 선제적인 재무구조개선 노력으로 인해 M&A시장에 나오는 기업이 늘고 있다.

 

동부그룹은 2015년까지 3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동부하이텍[000990]과 동부메탈을 매각하기로 했다.

 

동부하이텍은 반도체 전문회사로 수년간 지속된 적자를 딛고 올해 처음으로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지만 M&A시장에 나오는 신세가 됐다.

동부메탈도 합금철분야에서 세계 2위에 올라 있는 기업이다.

 

LIG그룹은 기업어음(CP) 투자자 피해 보상액을 마련하기 위해 LIG손해보험[002550]을 매각 리스트에 올렸다. 동부그룹과는 목적이 다르긴 하지만 국내 손해보험업계 4위 회사가 새주인 찾기에 나섰다.

 

이에 앞서 이미 매각을 추진했던 쌍용건설[012650], 동양건설산업, 벽산건설[002530] 등도 아직 인수자를 찾지 못한 채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동양그룹의 동양증권[003470], 동양파워, 동양매직 등도 매물에 올라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재무구조가 취약한 몇몇 대기업집단에 대해서 강도높은 자구계획을 요구하고 있어 매각 리스트에 오를 기업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매물은 계속 늘어난 전망이지만 매수세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에는 M&A시장에는 매물이 넘쳐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M&A시장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는 M&A시장이 새로운 골칫거리로 부상할 수 있다"면서 "헐값에 기업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 M&A시장과 관련해 산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정부와 국회가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어 국회가 정상화되면 개정안 통과는 쉬울 전망이다.

 

재계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면 자금 여유가 있는 기업들조차 기업인수를 어렵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해당 기업의 사업성 등을 고려해 인수 여부를 결정하지만 앞으로는 순환출자에 해당되는지 않는지를 먼저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했다가 거액의 차익을 남겼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외국 자본에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sungj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25 09:3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