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조문 박정희 전대통령 사진 실린 美화보 발견

이진씨, 1964년 발간 AP통신 화보집 벼룩시장서 구입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존 F.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50주기를 맞아 당시 케네디 장례 참석차 미국을 방문, 조문 행렬 맨 앞줄에서 걷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새로운 사진이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 한인 동포 이진(52·일리노이주 메인타운십 교육위원)씨가 연합뉴스에 제보한 이 사진에는 박정희 대통령(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1963년 11월 24일 워싱턴DC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과 함께 케네디 대통령의 장례식장인 세인트 매튜 성당(Cathedral of St. Matthew)을 향해 걷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의 경호를 받으며 도로변에 늘어선 인파 사이를 걷는 대규모 조문 행렬의 맨 앞 줄에 서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오른쪽으로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필리핀 대통령과 하일레 셀라시에 에티오피아 황제가 차례로 보인다.

 

 

이 사진은 AP통신이 케네디 대통령의 장례 행사 사진들을 모아 1964년 1월 발간한 총 102쪽 분량의 양장본 화보집 '성화는 넘겨졌다'(The Torch Is Passed) 68쪽과 69쪽 두 면의 상단에 길게 배치돼 있다.

 

이씨는 "지난 6월 일리노이주 위튼에서 열린 골동품 벼룩시장에서 이 화보집을 구입했고 이후 사진 속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40년 전 도미, 20여 년째 미국 곳곳을 다니며 한국역사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이씨는 "케네디 대통령에도 관심이 많아 5년 전부터 자료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이씨가 당시 함께 구입한 반양장본 화보집 '성공과 비극 : 케네디 일가 이야기'(Triumph and Tragedy : Story of the Kennedy Family)에도 비슷한 사진이 실려 있다. 이 화보집은 1964년 겨울 워싱턴DC 태틀러 출판사(Tatler Publishing Company)가 UPI통신 사진을 묶어 발간했다.

 

이씨가 구입한 두 화보집에는 특별한 사진 설명이 붙어 있지 않다.

 

 

하지만 연합뉴스가 별도 확인한 결과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1964년 3월호에 이 조문 행렬을 다른 각도의 원거리에서 찍은 사진과 인물 색인이 붙어 있다.

 

이 사진은 인물 크기가 작아 박 전대통령 얼굴을 식별하기 어렵지만 사진 설명에 색인번호 1번이 붙어 '한국 박정희 대통령'(Chung Hee Park, President of South Korea)이라고 소개돼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1년 11월 14일 케네디 대통령 초청으로 미국을 첫 방문했다.

 

당시 44세로 동갑이던 케네디와 박 전대통령은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열어 동맹국으로서의 상호책임과 우호협력을 다짐하는 한미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케네디 대통령은 2년 만인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던 중 하비 리 오스왈드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국가기록원 자료에 의하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케네디 대통령 장례식 참석차 1963년 11월 24일부터 29일까지 미국을 방문했다.

chicagorh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21 15:3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