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역도 영웅' 고려인 4세 알렉세이 니 감독>

posted Nov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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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역도 영웅' 고려인 알렉세이 니 감독
'카자흐 역도 영웅' 고려인 알렉세이 니 감독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모친과 함께 건강검진을 위해 방한한 알렉세이 니 카자흐스탄 역도 국가대표 감독. 고려인 4세인 니 감독은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카자흐에 4개의 금메달을 안겼다. 2013.11.17 << 재외동포부 기사 참조 >> mihye@yna.co.kr

 

"20년째 국가대표 감독…소수민족이라 두 배, 세 배 노력"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카자흐스탄에 4개의 값진 금메달을 안긴 고려인 역도 감독 알렉세이 니(52)가 한국을 찾았다.

 

서울 제일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지난 11일 모친과 함께 방한한 니 감독은 "1995년 이후 모두 17번 한국에 왔지만 감독으로서가 아니라 개인 일정을 위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니 감독은 1994년부터 역도 국가 대표팀을 이끌어온 카자흐스탄 역도 대부이자 그야말로 '국민 영웅'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카자흐스탄은 역도 종목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는 데 힘입어 모두 7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종합 금메달 순위 12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전통적으로 카자흐스탄이 강세를 보이던 복싱, 레슬링을 누르고 역도가 카자흐스탄 최고 메달밭이 된 것이다.

 

내년이면 국가대표 감독이 된 지도 20년이 되는 니 감독은 "좋은 성적 덕분에 계속 계약이 연장돼 지금까지 감독 자리를 맡게 됐다"며 "소수민족이라는 점 때문에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노력해서 얻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주 이씨 후손이라는 니 감독은 증조부 때 러시아에 정착한 고려인 4세다. 역시 고려인 아내와 결혼해 26살 아들과 21살 딸을 뒀다.

 

그가 고려인이라는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관심과 응원을 보내줘 한국에서 대회가 치러질 때면 마치 카자흐스탄에서 경기할 때만큼이나 편하다고 한다.

 

"아들, 딸도 한국과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고려인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하고요. 여러 나라에 함께 다녀봤지만 한국이 가장 마음에 들고 살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번 건강검진은 카자흐스탄에서 의료 설명회를 열었다가 니 감독을 만난 제일병원 측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그 덕분에 니 감독의 노모도 생전 처음 고국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

 

"짧은 방문이라 아직 적응이 덜 되긴 하셨는데 한국에 있다는 것에 정말 신기해하십니다.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1995년 돌아가실 때까지 한국에 한 번도 못 오셨죠."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에도 카자흐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하게 될 니 감독은 "금메달 3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겸손한' 포부를 내비쳤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17 08:2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