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지자 “총선백서 진정한 반성없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20대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한 291쪽 분량의 국민백서를 공개했지만 국민들 뿐만아니라 지지자들 반응마져도 싸늘하다. 4·13총선이 끝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백서는 새누리당의 패배 원인으로 계파갈등에 따른 공천파동, 수직적 당청관계, 대국민 소통 부재와 오만, 정책 부재 등을 꼽았다. 하지만 친박계와 비박계 어디에도 총선참패의 명확한 책임을 지는 것이 없다. 게다가 내용도 두루뭉술히 나열, 굳이 새로운 내용도 없는 백서를 발간할 필요가 있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발간된 백서를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권당 1만5천원에 판매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런 알맹이 없는 백서가 과연 팔릴지도 의문이다”.는 비판도 당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백서는 무엇보다 최악의 보복공천이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친박계의 전횡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의 참패가 ‘배신의 정치 심판’이라는 점을 내세운 청와대의 오만과 친박계의 공천파동이 낳은 결과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도 분명하게 책임을 적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책임론만 제기했을 뿐 일부 친박계 의원의 ‘진박 감별사’ 논란과 윤상현 의원의 막말과 관련해서는 실명조차 거론하지 않았고 김무성 전 대표의 옥새파동에 대해서도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다는 정도로 정리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당초 백서 발간으로 친박패권의 구조적 배후와 원인이 어느 정도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끝내 입을 닫아 결국 친박계 몸통에 면죄부를 준 꼴이 됐다.
이처럼 “진솔한 반성과 대안을 모색하기보다는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 백서가 나오게 된 것은 또 다른 계파갈등을 우려해 문제를 덮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다.”는 지적이다. 계파패권주의라는 곪은 속살을 드러내 치유하기보다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만들지 않으려는 비대위 측의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앞서 새누리당은 백서 초안에 친박 책임론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지자 권성동 사무총장의 경질을 요구하며 반발해 관철시킨 바 있다.
새누리당이 3개월에 걸친 노력 끝에 총선 백서를 발간한 것은 여소야대 구도를 형성한 4·13총선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미래의 거울로 삼고자 하는 목적이었을 것은 자명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백서는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졸작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오랜 지지자는 “이제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이 환골탈태하는 길은 당내 허물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계파청산과 개혁의 의지를 새롭게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의 실패를 반성하고 교훈을 얻지 못하는 정당에 미래는 없다.”고 말하며 실망했다.
스포츠닷컴 취재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