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국제회의 용도 '유니크 베뉴' 확보 골몰

창덕궁·운현궁 등 사용에 문화재 훼손 논란 '발목'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서울시가 한국의 정취를 듬뿍 담은 '유니크 베뉴(unique venue)'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각종 대규모 국제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컨벤션센터·호텔이 아닌 우리나라와 서울의 고유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유니크 베뉴에 대한 수요가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1880년대 클리블랜드 대통령 이래로 미국 대통령 12명의 취임축하 무도회가 열려온 미국 국립건축박물관, 2009년 런던 G20(주요 20개국)회의 때 만찬을 했던 영국 총리관저 등이 세계적인 유니크 베뉴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선 2010년 '한국관광의 밤' 행사가 개최된 창덕궁, 같은 해 G20회의 때 영부인 만찬을 연 국립중앙박물관, 올해 '코리아 MICE(국제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엑스포' 환영 리셉션이 열린 예술의 전당이 유니크 베뉴에 속하지만 그와 관련해 역풍이 거세다.

 

특히 창덕궁 행사 이후 문화재 훼손 비판이 일어 그 이후 사용이 중단됐고, 나머지 공공시설도 관리기관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국제회의 주최 측의 요구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2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유니크 베뉴는 찾기 쉽지 않다고 6일 밝혔다.

 

시는 그럼에도 국제회의 유치 차원에서 시내에서 후보지 71곳을 추려, 연말까지 정밀 조사를 하고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유니크 베뉴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사 대상에 우선 서울시가 관리하는 운현궁·경희궁·삼청각·한강공원·서울역사박물관·상암월드컵경기장·서울숲 등 19곳이 포함됐다.

 

이밖에 서울시가 아닌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시설로 경복궁·창덕궁·국립중앙박물관·예술의 전당· 서울대·성균관대 등 13곳도 후보지에 올랐다. 민간 운영 시설로 롯데월드·한국의 집·영빈관·이랜드크루즈·세빛둥둥섬·63컨벤션센터 등 39곳도 후보지가 됐다.

 

서울시는 공공시설에 대해서는 문화재보호법이나 하천법 등 법령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를 열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는 한편 민간시설들은 기존에 있는 '서울MICE얼라이언스'에 가입하도록 해 통합정보와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장기적으로 영국의 유니크베뉴오브런던, 벨기에의 브뤼셀스페셜베뉴협회처럼 협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광사업과 관계자는 "무엇보다 문화재를 보전하면서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회의장으로 활용도 하는 정책에 대해 시민 공감을 얻는 일이 중요하다"며 "MICE산업의 경제적 효과 등을 알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조사 중인 유니크 베뉴 가능 시설>

 

구분	시설명
서울시 (19곳)	남산골 한옥마을, 운현궁, 경희궁, 반포 무지개분수 앞, 서울숲, 여 의도, 한강공원, 선유도공원, 보라매공원, 잠실종합운동장, 목동 주 경기장,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용산 가족공원, 상암월드컵경기장, 서울파트너하우스, 삼청각, 서울여성플 라자, 서울시청 신청사
공공기관 (13곳)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올림픽공원, 국립현대미술관(서울 관,덕수궁관), 예술의 전당, 문화역서울 284, 국립중앙박물관, 화정 박물관, 서울대학교, 건국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민간 (39곳)	롯데월드, 요트에비뉴, 소마미술관, 쉼박물관, 유금와당박물관, 한국 가구박물관, 경인미술관, 봉은사, 길상사, 한국의 집, 영빈관, 삼원 가든, 석파랑, 700 요트클럽, E Land Cruise, 프라디아, ON River Station, 서울마리나 클럽&요트, 세빛둥둥섬, 씨네 드 쉐프, 갤러리 원, 가나아트센터, 가든 플레이스, J-bug, KT&G 상상마당, 오보코 갤 러리, 플래툰 쿤스트할래, 탑클라우드, 유니버설 아트센터, 클럽 Answer, 63 컨벤션센터, AW 컨벤션센터, 쉐라톤 그랜드워커힐 호텔 (애스톤하우스, 워커힐빌라), AX Korea, 엘타워, 하우스 본 오스티 엄, 오나르 바이 오스티엄, 포스트타워, 라움

(자료=서울시)

lis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06 05:5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