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을 문화공간으로'…이주여성 전통시장체험

posted Nov 0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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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전통시장에서 한국인들에게 음식도 만들어주고 즐겁게 이야기 나눈 경험이 좋았어요." "결혼이주여성들이 시장에서 재미있는 행사를 여니까 상인들도 좋아하고 손님들도 좋아합니다."

 

결혼이주민 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지향하는 (주)아시안허브는 9월 말부터 한 달여 동안 세 차례 서울 관악구에 있는 관악신사시장에서 이주여성과 한국인 주부들이 함께 참여하는 쌍방향 다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4일 시장 고객센터 2층에서 마무리행사를 열었다.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등지에서 온 이주여성들과 시장 상인 및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프로그램 성과를 정리하고 그동안 행사를 치르느라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의 행사 추진 구상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지의 음식으로 다과상을 차리고 중국 제기차기와 다문화와 남북통일을 주제로 한 윷놀이, 캄보디아 춤의 여신 '압사라' 색칠하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곁들여졌다.

 

9월 말 첫 행사 때는 몽골팀이 만든 퓨전 샐러드가 가장 인기였고 지난달 11일에 있었던 두 번째 행사에서는 베트남팀이 만든 월남쌈튀김 인기가 좋았다. 세 번째 행사에서는 두 나라 음식이 맛있다며 사가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 두 번째 행사 때는 한국인 주부들이 밥과 당근으로 '뽀로로' 인형을 만들고 메추리알에 카레 물을 들여 병아리를 만드는 법을 이주여성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했다.

 

지난 행사에서 월남쌈튀김 요리를 선보였던 베트남 이주여성 탁티다라(33) 씨는 "그동안 음식도 만들고 한국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계속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7년 전 캄보디아에서 온 예임 솝헤아(28) 씨는 "우리가 시장에서 만든 캄보디아 음식을 한국분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기뻤다"고 밝혔고, 캄보디아 잘 부르는 푼팔리(30) 씨는 "음식 맛있다고 칭찬을 들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임영업(57) 상인회 회장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해 특이한 음식도 만들어주니 너무 좋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계속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 주변에도 다문화가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 개중에는 결혼식을 못 올린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한두 쌍이라도 시장에서 축제 형식으로 결혼식을 올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진희 (사)아시안허브 대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다문화가정 주부들도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며 "시장 상인회와 협의해 시장 고객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다문화가정 전통시장체험 프로그램은 (주)포스코가 지원하고 (주)아시안허브와 자원봉사네트워크인 (사)세스넷이 주관했다.

(관악신사시장 다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이들이 4일 지난 행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포스코패밀리봉사단 단원들이 이주여성들에게 윷놀이 규칙을 설명하고 있다. 뒷편에 서 있는 이는 임영업 관악신사시장 상인회장)

 

 

kjw@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04 16: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