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돈 한혜원 기자 = 증권사의 계열사 회사채·기업어음(CP) 판매를 제한하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 시행이 늦어지는 동안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CP에 다시 투자한 사람이 2만2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24일 기준으로 동양그룹의 회사채나 CP를 보유한 투자자는 4만4천563명이었다.
그리고 당시 동양[001520] 계열사 회사채와 CP를 들고 있던 이들 가운데 2만2천351명(50.2%)은 7월 24일부터 9월 30일 사이에 동양그룹 회사채·CP에 1번 이상 다시 투자했다.
나머지 2만2천212명은 7월 24일∼9월30일 안에 보유 회사채·CP의 만기가 돌아오지 않았거나 갖고 있던 것을 중간에 처분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23일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증권사가 계열사의 투자부적격 등급 회사채·CP를 투자자에게 권유하거나 고객 재산에 편입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넣었다.
그러나 금융위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부 기업이 당장 구조조정에 들어가거나 부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유예 기간을 3개월이 아닌 6개월로 뒀다.
유예기간이 3개월로 정해졌다면 개정안은 7월 24일부터 시행됐을 수 있다.
-
- 피해 보상 촉구하는 투자자들
- 동양증권 CPㆍ회사채 투자자들이 서울 성북동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서 피해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DB>>
그러나 시행이 10월 24일로 지연되면서 이 사이 동양증권[003470]을 통해 동양그룹 회사채·CP가 집중적으로 팔렸다. 이 중 상당 부분은 불완전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잇따른 법정관리로 회사채·CP에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개정안 유예 기간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많다.
7월 24일 기준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CP의 잔액은 모두 1조9천123억원, 투자자 수는 4만4천563명이었다. 1인당 평균 투자 금액은 4천291만원이다.
그러나 이는 9월 말에도 눈에 띄게 줄어들지 않았다.
9월 30일 기준 동양 계열사 회사채·CP 잔액은 1조6천999억원, 투자자 수는 4만1천398명,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4천106만원이었다.
강기정 의원은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이 조기에 시행되지 않은 탓에 많은 투자자가 입지 않아도 될 피해를 봤다"며 "피해자 구제를 위해서는 불완전 판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피해 보상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ak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01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