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민들의 보금자리 광명다문화가정협회

posted Oct 3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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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결혼이주민들의 쉼터이자 배움터이고 일터이면서 이들과 모국을 잇는 가교 역할까지 하는 단체가 있다. 2007년 아주국제문화교류센터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경기도 광명의 다문화가정협회가 그곳이다. 이 이름으로 활동한 것은 2008년부터로 올해 창립 5돌이 지났다.

 

다문화강사 양성과 파견 및 교육 활동은 여느 다문화 관련 단체들도 하는 일이지만 광명 다문화가정협회는 2011년 11월 (주)글로벌패밀리라는 회사를 차려 남녀 결혼이주민들 6명을 포함, 10명의 직원을 채용한 기업형 단체라는 점이 다르다.

 

지난해 6월 경기도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돼 직원 5명의 인건비를 지원받는 글로벌패밀리와 다문화가정협회는 별개의 조직이지만 동시에 하나이기도 하다.

 

회사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협회의 이주민 상근자들이 직원이 됐고 이주민들은 다문화 관련한 다양한 봉사활동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수익창출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을 나누는 따뜻한 기업'을 표방하는 글로벌패밀리의 주력 업종은 인쇄와 판촉물 제작 및 광고기획이다.

 

그러다 보니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인력이 많이 필요했고 다문화가정협회가 컴퓨터 디자인 기술을 익힌 이주여성을 찾아 그를 통해 다른 이주여성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직원으로 채용하는 등 상생구조가 만들어졌다.

 

글로벌패밀리는 또 다문화가정협회가 추진하는 이주민 고향방문 사업과 관련한 관광 및 여행 사업 등 이주민들이 주도할 수 있는 다양한 수입사업을 만들어 가려 한다.

 

지난해에는 한국자원봉사센터의 소개로 여수엑스포 판촉물 제작을 일부 맡아 그럭저럭 꽤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수익 사업에 치중해 다문화가정협회 활동을 소홀히 하지는 않는다.

 

협회는 인근의 어느 단체들보다 활발하게 다문화강사 양성과 파견을 통해 다문화교류 및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달에도 지역 아동센터나 어린이집, 유치원과 초등학교 및 각종 행사 등에 참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23일에는 지역아동센터 봉사활동에서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 먹여주고 놀아주고 각국 의상도 입혀줬다.

 

25일 오전에는 충현초등학교 3학년 전교생을 상대로 여러 반으로 나눠 특별활동을 진행한데 이어 오후에는 하안시 어린이집에서 유아 및 부모들 약 140명을 상대로 중국과 일본 문화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26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광명문화원에서 놀이와 의상 등 문화체험 행사를 가졌고 31일에는 오전 내내 안서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비슷한 행사가 예정돼 있으며 내달에도 충청북도 제천 평생학습원 강연 등 예정된 일정이 여럿이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큰 행사를 치를 때는 협회 상근자들은 물론 시간이 되는 회원들을 총동원해야 한다. 충현초등학교 행사에는 20명의 강사진이 대거 출동하기도 했다.

 

기업 운영과 이주여성 일터 만들기 외에 올여름에는 덕성여자대학교 학생 30명과 함께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의 고향인 다보르시로 봉사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주여성과 그 자녀들에게는 모국체험을 통해 정체성을 갖도록 도와주면서 내국인들도 이주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사업이다.

이런 다문화가정협회와 글로벌패밀리를 이끄는 이는 일본인 남편을 두고 딸 다섯을 키우는 한국인 '억척주부' 김미화(43) 씨이다.

 

다문화가정협회와 글로벌패밀리가 광명에서는 알아주는 이주민 쉼터이자 일터로 자리매김한 것은 그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덕분이라고 주변에서는 입을 모은다.

 

지난해 여수엑스포 행사 때는 현지 일정에 맞추느라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새벽 첫차를 타고 주문받은 팸플릿을 가져다준 일도 있다.

 

그는 30일 "이주여성들과 그 자녀가 힘들게 사는 모습을 보고 이들의 사회정착

을 위한 일을 시작했는데 일이 점점 많아졌다"며 "일본인 남편을 둔 다문화가족 구성원 입장에서 이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터를 일구는 중"이라고 말했

다.

 

그는 또 "지금까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의 사회 정착과 지역사회와의 융화 및 경제적 독립에 치중했다면 내년에는 이주민과 모국을 잇는 사업을 확대해 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광명 다문화가정협회 회원들이 30일 오후 경기도 광명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협회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인 글로벌패밀리를 홍보하고 있다.)

 

kjw@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30 15:3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