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한진해운, 현대상선 구조조정 대수술 중요고비
조선업 구조조정, 우리 경제산업의 일대 대수술이 진행중이다. 나란히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주중 구조조정 성패를 가를 중요한 고비를 앞두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한진해운보다 앞서 구조조정에 나선 현대상선은 채권단 자율협약의 주요 조건 가운데 하나인 해외 선사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 시한이 이번 주에 돌아온다. 한진해운은 지난 13일 결성된 제3의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디 얼라이언스) 합류에 성공하면서 자율협약의 3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는 일단 해결했지만 채무재조정이라는 또 하나의 큰 산을 넘어야 한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은 조건부로 채권단이 제시한 모든 조건을 다 갖춰야만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는 구조여서 업계에서는 양사가 이번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3개월여 가량 영국의 조디악, 그리스의 다나오스, 싱가포르의 이스턴퍼시픽 등 22개 해외 선사를 상대로 용선료 30% 내외 인하를 위한 협상을 벌였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시한을 이달 중순까지로 못 박고 이를 넘기면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현대상선으로서는 배수의 진을 치고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용선료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마지막까지 성공을 낙관할 수는 없어 업계에서는 이번 주가 사실상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현대상선은 해외 주요 선사들을 초청해 용선료 협상 최종 타결에 나선다.
그동안 현대상선 협상팀과 외국 법률자문이 해외 선사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이번에 용선료 인하에 미온적인 선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 우리 당국과 채권단까지 합세해 최종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15일 "해외 주요 선사들을 주중 초청해 협상의 막바지 타결과 향후 선주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며 "이를 통해 용선료 인하 작업을 완료하고 5월 말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회사채 채무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라는 큰 산을 넘기더라도 채무재조정이라는 큰 산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용선료 협상에 실패하면 구조조정이 바로 실패로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협상 결과가 사실상 현대상선의 운명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또, 한진해운은 지난 13일 결성된 제3의 글로벌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 이름을 올렸다. 자율협약의 3개 조건 가운데 한 축인 '해운동맹 잔류'에 성공하며 이제 용선료 인하와 채무재조정이라는 2개의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 한진해운은 최근 용선료 협상팀을 꾸리고 자문 로펌으로 영국계 프레시필즈(Fresh Fields)를 선정해 본격적으로 용선료 협상에 나선 상황이다. 한진해운이 당장 넘어야 할 산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다. 한진해운은 지난 2013년 5월 23일 3천억원 규모의 제78호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 이 중 대부분을 상환했지만 358억원의 잔액이 오는 23일 조기상환일을 맞는다.
한진해운은 현재 상태에선 사채상환이 불가능해 사채권자 집회에서 회사채 만기를 넉 달 연장하거나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는 한진해운 자기주식으로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 4일 열린 사전설명회에서 투자자들은 회사채 만기를 연장할 경우 나중에 원리금을 상환받을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며 불만을 쏟아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앞서 현대상선도 지난 3월 만기일이 4월 7일이었던 '제176-2회 무보증사채'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집회를 열고 회사채 1천200억원의 만기 3개월 연장을 요청했으나 안건이 부결돼 내달 1일 다시 채무재조정을 시도한다. 한진해운도 이번 사채권자 집회에서 안건이 부결될 경우 현대상선처럼 다시 채무재조정을 시도할 수는 있겠지만 업계에서는 이제 갓 궤도에 오른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노력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여기에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결과가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한진해운도 현대상선의 협상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