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석화 미국 윌셔은행 회장

posted Oct 3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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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N 이어 한국계 은행 '빅2'로 우뚝…"최고 은행 만들겠다"

 

(광주=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성장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이 충실한 균형 있는 성장, 즉 견실한 은행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1980년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최초로 설립한 한국계 은행 윌셔은행이 창립 33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사명을 '윌셔스테이트뱅크'에서 '윌셔뱅크'로, 로고를 동양적 이미지에서 미래로 향해 나가는 서구적 이미지로 바꿨다. 올해 나스닥 상장 15주년을 기념해 지난 1일 나스닥 전광판에 새 이름과 로고를 띄웠다.

 

윌셔은행 제2의 도약을 이끄는 주인공은 고석화(68) 회장. 그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연합철강에 입사한 뒤 1년만 공부하자고 1971년 미국 땅을 밟았다가 LA에 정착했다.

 

미국에서 퍼시픽 스틸 코퍼레이션과 코스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을 설립해 상공인으로 활동한 고 회장은 1992년 미국 윌셔은행(전신 윌셔스테이트뱅크) 수장에 올라 21년째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고 회장은 제2의 도약 첫 수순으로 지난 1일 뉴욕과 뉴저지에 지점 3개를 둔 한국계 은행 뱅크아시아나를 지난 1일 현금 2억5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다음 달 중순에는 캘리포니아주에 11개 지점을 거느린 20년 역사의 새한은행을 6억 달러에 사들일 예정이다. 이미 감독국의 허가가 나온 상태다. 새한은행의 인수 대금은 절반씩 현금과 주식으로 지급한다.

 

고 회장은 지난 23일부터 사흘 동안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했다가 세계한상대회에 리딩 CEO로 초청받아 곧바로 모국의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그는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윌셔은행은 이번 인수로 자산 35억 달러 규모의 은행으로 탈바꿈한다"면서 "이는 윌셔은행이 한인 '최초'의 은행에서 '최고'의 은행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윌셔은행은 미국 내 8천여 개의 은행 가운데 상위 5% 안에 랭크되며, 한국계 은행으로는 2011년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BBCN에 이어 두 번째 규모에 이른다.

 

"사이즈를 늘리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은행간 인수합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럴수록 고객에게 얼마나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괜찮은 상품을 만드느냐, 그리고 부를 얼마나 창출해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균형 발전을 하면서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다른 은행 인수에도 계속 관심을 둘 것입니다."

 

한인과 타민족 간 고객 비율이 50대 50이라고 밝힌 그는 "미국의 경제 불황 속에서도 내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가장 오랜 믿음이 가는 은행이라는 고객의 마음이 오늘날 윌셔은행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고마워했다.

 

윌셔은행의 올해 3분기 순익은 1천133만4천 달러, 누적순익은 3천447만3천 달러이다. 두 은행을 인수한 실적을 반영하지 않았음에도 3분기 동안 신규 부동산 대출과 중소기업청(SBA) 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0.1%와 31.1%가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신용 관리 및 경영 효율성 개선에 따라 4분기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고 회장은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뉴욕 나스닥 증권거래소의 개·폐장을 알리는 종을 두 번 쳤다. 지난 2007년 5월 경영 실적을 평가받아 거래 마감을 알리는 '클로징 벨'을 타종한 데 이어 2010년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오프닝 벨'을 울렸다.

 

나스닥은 재정 상태와 경영 실적이 우수한 기업의 경영진이나 이사진을 초청해 오프닝과 클로징 벨 타종을 맡기고 있다.

 

은행 경영에만 몰두하는 고 회장이 처음으로 외도에 나선 사업이 골프장 운영이다.

 

그는 LA 인근 리버사이드에 있는 오크쿼리골프장을 인수했다. 골프다이제스트가 '골프의 요세미티'라고 극찬했던 이 골프장은 지난 2월 미국 골프코스소유주협회(NGCOA)가 선정한 '2013 최고의 골프장'에 뽑혔다. 미국에는 1만8천여 개의 골프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회장은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7년 개인 재산 500만 달러를 출연해 자선사업단체인 '고선(高善)재단'을 설립했고, 같은 해 100만 달러를 모교인 연세대에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제15대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을 지낸 고 회장은 미국 소수민족연대협의회(NECO)가 제정한 엘리스 아일랜드상 수상자로 뽑혔으며, 2007년 무역 증진과 '미주 한인의 날' 제정에 이바지한 공로로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ghw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30 11: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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