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방부, 5월 ‘소수인종 우대’ 루니 룰 도입 확정
버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군의 다양성이 강화되고 있다. 집권 1기에 동성애자 등 성적소수자에게 군의 문호를 개방했던 오바마 정부는 지난해 모든 전투병과에 여성의 입대를 허용했다. 이어 올해는 육해공군을 망라한 미군 전체에 걸쳐 소수민족 출신의 고급장교 확대를 위한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흑인의 군 입대를 전면 허용했던 1948년 이후 60년 동안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군이 첫 흑인 대통령 시기에 크게 변모하고 있다.
오마마 대통령은 지난 4월 초 미국 사회의 변화를 수용하려는 미군의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일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미군이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지휘관의 분포는 이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당국은 백악관의 지적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 펜타곤(미 국방부)은 지휘관 및 고급장교의 민족·인종 구성 다양화를 위해 미군판 ‘루니 룰’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루니 룰은 미국프로풋볼(NFL)의 각팀이 코칭스태프를 뽑을 때 흑인 후보를 면접 대상에 넣도록 한 규정을 말한다. 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구단주였던 댄 루니가 2003년 이 제도 도입을 이끌어 냈다. NFL의 루니 룰 도입은 즉각 효과를 냈다. 그전까지 80년 동안 7명에 그쳤던 흑인 코칭스태프가 제도 도입 이후 11년 동안 11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루니 룰은 스포츠 분야를 넘어 페이스북 등 많은 기업에서도 활용됐다. 미군도 부관이나 지휘관의 참모를 임명할 때 루니룰을 도입해 소수파를 우대하겠다는 것이다.
120만명으로 추산되는 미군 중 백인은 68%, 흑인과 아시아계는 각각 17%, 4%이다. 사병들만 보면 어느 정도 미군의 다양성이 확보됐지만, 지휘관은 백인 천지다. 일례로 지난해 미 공군 장성 280명 중 백인 남성이 아닌 장성은 18명에 불과하다. 흑인 등 소수인종과 여성을 모두 포함한 숫자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미군 특수부대 장교 753명 중 흑인 장교는 8명에 불과했다. 육군 그린베레(특전단) 장교 1494명 중 백인과 흑인 장교의 비율은 각각 85%, 4.5%로 파악됐다.
최고사령관들은 백인 남성들의 독차지나 다름없다. 흑인 최초로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거쳐 국방부 장관에 오른 콜린 파월 이후 1993년 이후 합찹의장은 백인 남성뿐이었다. 전투병과도 마찬가지다. 다만 최근 공군 북부사령관으로 지명된 로리 로빈슨 대장은 금녀의 벽을 허문 여성으로 기록됐다. 미 국방부는 루니 룰이 도입되면 흑인이나 여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군복무에 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방부는 다양성 확보가 미군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군의 작전지대가 전 세계에 걸쳐있는 점을 고려하면 소수파 출신 지휘관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미군 당국은 지휘관으로 성장할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돼야 흑인 등 유색인종 엘리트들의 사관학교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