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보법제 시행

posted Mar 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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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안보법제 시행


집단적 자위권 허용을 골자로 한 일본 '안전보장법제(안보법제)'가 29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일본 정부와 정치권이 관련 여론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작년 9월 안보법제가 국회를 통과한 이후 지난 반년 동안 일본 정부는 그 시행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왔지만, 그 '반대' 여론 또한 여전히 비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변호사와 전직 판사들로 구성된 '안보법제 위헌소송의 모임'은 내달 하순 도쿄지방법원재판소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안보법제에 관한 집단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안보 관련법은 다른 나라로부터의 공격·테러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서 평화롭게 사는 권리 등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1000명 이상이 이번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라코시 스스무(村越進) 일본변호사협회장도 이날 "안보법제는 헌법 전문과 제9조에 명시된 '평화주의'에 반해 실질적으로 헌법을 수정하는 것으로서 입헌주의에 위배된다"며 그 폐지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NHK는 "작년 9월 안보법제 성립 이후에만 전국 60개 지방의회로부터 그 폐지 또는 신중한 운용 등을 요구하는 의견서가 국회에 제출됐다"면서 "매월 국회 앞에선 안보법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안보법제 성립 이전인 작년 8월까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일본 국회에 제출된 각 지방의회의 의견서 가운데 '안보법제 반대'는 217건, '신중한 심의 요구'는 176건이었고, '찬성'은 12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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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작년 9월 이후 관련 단체들을 통해 진행된 '안보법 폐지 서명운동'엔 이달 19일까지 전국적으로 500만명 가량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일본 내 여론 흐름에 힘입어 민진·공산당 등 야당들 또한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안보법제의 위헌성 시비를 적극 쟁점화한다는 방침이다. 민진당의 전신인 옛 민주당과 유신당은 지난 2월 안보법제의 대체법안으로서 '영역경비법안' 등을 공동 발의했으며, 공산당 등 다른 야당들도 민진당과 함께 '안보법제 폐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야당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안보에 무책임한 세력"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내심 안보법제 논란이 선거에서 쟁점으로 부각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본 정부가 안보법제 시행에 따른 자위대의 '출동경호' 임무 수행, 즉 해외에서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하는 자위대 부대가 위험에 처한 현지의 유엔·비정부기구(NGO) 직원을 구출하는 작전에 참여하는 문제 등에 관한 사항의 처리 시점을 참의원 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여론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 내에선 이 같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잇단 도발 위협과 중국의 해양 진출 시도 등을 이유로 '안보법제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는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오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보법제를 평가한다(가치를 인정한다)'는 응답은 작년 9월 31% 수준이었으나, 같은 해 10월 36%, 11월 40%로 올랐고, 올 3월 조사에선 38%로 집계됐다. 반면 '안보법제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작년 9월 58%에서 올 3월엔 47%까지 떨어졌다.


국제팀